고메스 만리케의 또 다른 작품으로 한탄 시리즈인 <성주간을 위한 탄식>이 있다.
이는 라틴어판 <성모마리아의 한탄(Planctus Marie)>을 통속어로 쓴 작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사를 아주 서정적으로 그렸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서정성은 이미 일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사를 두고 인물들의 반응을 묘사한 데서 기인한다.
등장인물들은 관객의 분신으로, 그의 수난을 목격한 증인이자 예수의 고통과 죽음을 통곡해야 할 이들이다.
이렇게 작품을 구성한 이유는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은 죄인이고, 그리스도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모두 그의 죽음을 애통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리스도 사회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은 그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8음 절로 된 4행시로 이루어진 한 연을 두 개로 붙인 부분에 바로 이어서 매번 "아, 고통스럽구나'란 후렴구를 반복하도록 했다. 고통을 함께하기 위한 최면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관객들을 작품에 동참하게 하는 방법으로 훈계와 돈호법, 명령문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어 마리아가 자신의 고통에 참여하도록 직접 인간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처음에는 남자들, 이어서 여자들을 초대하는데, 여자는 결혼한 여자와 미혼 여자로 좀 더 구체화해 언급한다. 즉, 기독교 사회에 속한 모든 신분의 인간들이다.
형식은 1행과 4행, 2행과 3행이 운을 이루는 4행시 두 편이 연속되고, 이어 "아, 고통스럽구나'가 후렴으로 반복된다. 마지막 두 연에는 이 후렴구가 사라지고 없는데, 전사자의 실수일 것이다. 이 한탄 작품은 예수 수난이라는 이미 일어난 일을 재 상연해 보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그 것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예수의 수난을 늘 가슴에 새기며 고통스러워 하라는, 믿음 행위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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