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바이올라 M. 라구소 '명장 다이달로스'

clint 2023. 3. 18. 16:11

 

 

다이달로스는 그리스인들의 전형적인 장인(匠人)으로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어두운 면도 있다. 처음에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해 교만해진 다이달로스는 조카 페르딕스를 시기하여 높은 탑 위에서 떠밀어 추락시킨다. 패르딕스는 자신의 재주를 능가할 만한 재주 있는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르딕스는의 재주를 사랑한 전쟁과 장인의 수호 여신인 아테네가 그를 '새'로 변하게 하여 구해준다. 그래서 이 새를 '페르딕스'라 부른다. 이를 후회하고 반성하던 다이달로스는 방황하다가 이중성을 지닌 폭군 미노스에게 고용되어 크레타에 굉장한 궁전을 짓는다. 이 궁전은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미궁(迷宮)이었다. 테세우스를 사랑한 그의 딸 아라아도네를 위해 미궁을 안내하는 실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원인이 되어 다이달로스 자신도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라빈토스에 갇히게 되었다. 미노스왕은 괘씸하기도 하고 그 미궁의 비밀을 발설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장인인 다이달로스는 도망갈 궁리 끝에 공중으로 날아갈 생각을 한다. 자신과 아들의 탈출을 위해 새의 깃털을 모아 실로 잡아매고 밀초로 이어 붙여 새의 날개처럼 만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날개를 완성해 어린 아들에게 나는 방법을 가르친 뒤, 땅과 하늘의 중간을 날면서 자신의 뒤를 쫓을 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어린 아들은 나는 것에 너무 몰두해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한 채 불타는 태양 가까이까지 갔다. 그러자 날개를 고착시켰던 밀초가 녹으면서 아들은 푸른 바다에 가라앉고 만다. 다이달로스는 슬픔에 잠긴 채 탈출에 성공하고 그가 만든 날개를 신에게 헌납한다. 

 


다이달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명공(名工)'이라는 뜻이며,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자손이다. 다이달로스는 여신 아테네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은 거축과 공예의 명인으로서 각지에서 존경받았다. 도끼ㆍ송곳ㆍ자 등 많은 연장을 발명하였고, 그가 만든 조상(彫像)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크레타 섬으로 가서도 그의 기술이 크레타 왕 미노스의 인정을 받아, 황소를 사랑한 미노스 왕의 아내 파시파에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았을 때, 이 괴물을 가두기 위한 미궁 라빈토스를 지었다.

 

하늘을 나는 이카로스

 

 

작가 서문 - 바이올라 M. 라구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화 속의 신들과 인간을 이 세상 인물과는 관련 없 는 멀고 먼 이야기로 생각한다. 
그러나 신화를 인생의 파노라마처럼 읽으면 등 장인물들이 각각 우리와 다름없는 개성 있는 세상 인물로 읽힐 것이다.
예를 들어, 제우스는 우주 최고 통치자인 으뜸신이지만, 자기 아들을 잃었을 때 어떻게 할 수 없어 힘들어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프로디테는 사랑의 여신이지만 아도니스와의 관계에서 사랑의 비극적인 희생자이기도 하다. 헤르메스는 올림포스에서 남을 잘 속이는 꾀쟁이지만, 그럼에도 아프로디테의 매력에 빠진 그는 속수무책의 무능한 자가 된다. 아폴로는 모든 신 가운데 가장 미남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처녀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는다. 신화는 이런 아이러니가 가득하다. 이런 이유로 신화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나는 드라마 형식을 취했다. 신화에 내재한 아이러니에 초점을 맞추고 인생과의 병행을 끌어오는 데는 드라마가 완벽한 매체라고 믿는다. 만일 독자의 인생 행로에서 신화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이 상기되고 이를 공감한다면, 내가 의도한 그 목적을 이룬 셈이다.

옛날 옛적 고대 그리스에는 올림포스산이라고 불리는 하늘나라가 있었고 하데스로 불리는 지하 세계가 있었다. 하늘과 지하, 그 사이에 땅이라 불리는 곳이 있었다. 이들 주변을 둘러서 거대한 대양이 있었다. 신 제우스는 모든 신들 위에 군림하였으나 그의 지배적인 영역은 올림포스산이었다. 제우스의 형제인 하데스는 그의 이름과 똑같이 불리는 하데스 지역을 통치하였고, 또 다른 형제 포세이돈은 대양을 지배했다. 인간들은 땅 위에 살았다.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왕국과 땅 위에 사는 인간 세계는 모두 배신의 토대 위에 불안하게 세워져있다. 제우스는 그의 아버지인 티탄 신 크로노스를 배신했고, 크로노스도 그 이전에 똑같이 아버지 우라노스를 배신했다. 크로노스는 투쟁 없이 아버지로부터 권좌를 탈취했으나, 제우스는 권좌를 뺏기 위해서 아버지 크로노스와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그 전쟁은 엄청났으며, 크로노스의 동족 티탄이 그를 배신하기 전까지는 제우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싸움이었다. 배신한 티탄 동족은 바로 프로메테우스였는데, 제우스 편을 들게 된 이유는 크로노스가 프로메테우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조언은 유익한 것이었다. 크로노스가 그 조언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제우스를 물리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고, 제우스는 아버지를 패배시켰다. 제우스는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티탄 신들을 의심할 바 없이 오늘까지 묶여 있을, 하데스의 가장 밑바닥인 타르타로스에 가두었다. 프로메테우스는 후에 올림포스산을 떠나서 새로운 그의 종족을 땅에 건설하였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 올림포스의 불이 필요했는데, 제우스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에 그는 그 불을 훔쳐야 했다.
이와 같이 흔들리는 토대 위에 신들은 올림포스산 위에 있었고 인간들은 땅 위에 있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극들은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을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