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김호연 '연적'

clint 2023. 1. 27. 20:11

 

 

김호연의 두 번째 장편소설 연적. 

연적이었던 두 남자가 죽은 연인의 1주년 기일에 우연히 만나 연인의 뼈가 든 유골함을 들고

대책 없는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옛 여자 친구의 기일에 그녀의 뼈를 안고

그녀가 생전에 좋아했던 장소를 찾아가는 아이러니, 

그 길을 달라도 너무 다른 녀석과 싸워가며 함께해야 하는 부조화가

소설적 재미와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출판사 편집자인  결정장애인이라 불릴 정도로 매사에 신중하다 못해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 반대로 여자 친구 재연이 를 만나기 전에 사귄 남자인 앤디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던 사람답게 우람한 근육을 장착한 허세 많고 저돌적인 행동파다. 

과거에 연적이었던 두 사람은 재연의 1주기에 우연히 만나 또다시 연적이 된다. 

무엇 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 두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더 좋은 곳으로 보내준다는

생각 하나로 무모한 행동을 감행하고 죽은 그녀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연적답게 그들은 서로에 대한 의심과 연인을 소유하려는 경쟁으로 시작부터

티격태격 말싸움과 몸싸움을 벌이고, 

한 차례 해프닝 끝에 그녀를 남해바다에 뿌려주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 

그러나 번번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 부닥치면서 여정은 여수로 제주로 계속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둘은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조금씩 많아진다. 

치부도 들키고 못볼 꼴도 보이게 되면서 둘 사이의 적대적인 기류도 어느 순간 옅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