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배진아 '서울은 지금 맑음'

clint 2015. 11. 9. 15:55

 

 

 

 

 

<서울은 지금 맑음>은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30동안 승객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배경막 중앙부분에 연주석을 만들어 3인의 연주자가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온, 첼로와 타악기, 그리고 피아노로 극의 흐름에 맞춰 연주를 하고, 70대의 남성 2인, 자매, 그리고 사랑하는 남녀가 동승해 KTX 같은 칸에 앉아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노년의 질병과 우정, 자매간의 미움과 사랑, 남녀 간의 사랑과 우정에 따르는 고뇌와 갈등이 극에 부각되고, 승객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단원에서<서울은 지금 맑음>이라는 제목처럼 맑은 마음으로 서울역에 도착하게 된다.

 

 

 

무대는 배경막 중앙부분에 자리한 연주자들이 귀에 익은 노래를 연주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KTX 승무원이 등장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알려주고, 자매지간이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외톨이가 된 동생을 찾아 대구로 간 언니와 막 되어먹은 듯 투정을 부리는 동생, 오줌주머니를 몸에 매달고 다니는 노인과 자루에 담은 고춧가루를 소중하게 들고 다니는 노인, 사랑을 하면서도 친구의 약혼녀이기에 내색을 안 하는 남성, 한마디 말도 없이 대구로 내려간 약혼자를 찾아 대구까지 갔던 여인 등 6인이, 동승해 서울을 향해 달리는 기차간에서 벌이는 이야기다. 친구지간, 자매지간, 연인지간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탑승공간에서 각자의 고뇌와 갈등이 주변승격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면서 서로 관심을 갖게 되고, 상대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남녀나, 연령의 고하와는 관계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일에 나서기도 하고, 상대의 분노에 함께 흥분하기도 하면서 상대의 슬픔이나 역경에는 함께 걱정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기도 하면서 악다구니 같던 싸움이나, 노년의 질병, 정신이 번쩍 들도록 연인의 뺨을 때리는 순정남의 지고지순의 사랑, 악마처럼 언니를 미워하고 원망하던 동생이 언니와 다른 승객과의 싸움을 전력을 다해 제지하며 언니에게 보이는 혈육의 정 등은 관객의 감동을 불러일으켜, 객석에서는 손수건을 꺼내 눈으로 가져가는 수많은 관객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대단원에서 한 번도 언니라고 부르지 않던 동생은 언니라고 부르며 자매간의 정을 표하고, 두 노인친구는 우정을 더욱 다지게 되고, 연인은 드디어 맺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며 함께 부르는 반짝 반짝 작은 별은 명장면으로 관객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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