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검의 대가'

clint 2022. 12. 5. 20:11

 

자신들의 잇속만 노리는 협잡꾼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오로지 검 하나만을 바라보며 진정한 명예와 영광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능수능란하게 펼쳐지는 검투 장면은 현란한 공연을 보는 듯하다. 19세기 말 스페인의 정세, 서민들의 일상 등과 함께 정통 검술의 공격 및 수비에 대해 세밀하게 그려낸다. 예기치 못한 만남, 우연히 휘말리게 된 연쇄 살인사건 속에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랑,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베일 뒤의 얼굴,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 극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마드리드에서 혼자 살고 있는 쉰여섯의 검술 교사 돈 하이메 아스타를로아는 귀족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최고의 검술 교사이다. 1868년 여름, 이사벨 2세 여왕 정부에 대한 반발 세력들이 정권을 전복시킬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어수선하던 어느 날 돈 하이메에게 아델라 데 오테로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는 돈 하이메가 직접 창안한 '2백 에스쿠도' 검법이라 불리는 공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돈을 두 배로 주겠다면서.

돈 하이메는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로 거절하지만, 곧 그녀가 그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검술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내 그녀는 그의 연습실에서 수업을 받게 되고, 돈 하이메는 점차 그녀의 미모와 재능,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빠져드는데...

 

 

 

검의 대가의 시대, 공간적 배경은 1868년 스페인 마드리드이다. 1868년 스페인은 이사벨 2세 여왕이 다스리고 있는 왕정이었는데, 이사벨 2세를 몰아내기 위한 혁명의 세력과 기운이 스페인 내외에 널리 퍼져 있어서, 스페인국민들은 여왕을 지지하는 세력과 혁명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져 은밀하게 또는 공공연하게 서로 다툼을 하고 있는 것으로 검의 대가에 묘사되고 있다. 작가 프로필을 보면 검의 대가는 모험소설이며 탐정소설인 동시에 1868년의 마드리드를 무대로 한 정치소설이라고 나오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하이메 아스타를로아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치와 권력 그리고 이권다툼의 모략에 말려들어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보면 모험소설, 탐정소설, 정치소설에 다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