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장웅식 '사전'

clint 2022. 10. 7. 10:58

 

심사평 -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해 (김동아 연구위원)

 

'사전' (장웅식 작)은 사전 속 단어라는 소재를 통해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전 편찬 작업을 하던 A가 단어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고 B에게 알린다. 하지만 B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A 혼자서 괴로워한다. 이런 AB의 갈등을 통해 일상에서 잊고 살아가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고민이 돋보였다. 연기 테크닉을 떠나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극의 흐름을 위해서 2인 배우가 함께 많이 연습한 흔적이 연극 '사전'이 주는 메시지를 빛내 주었다. 많은 기교 대신 좋은 내용과 연기라는 기본에 충실한 점이 진실하게 와닿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말 장웅식

 

"기억한다"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을 때 이 글을 처음 써 봤다. 사라진다는 것은 존재가 이 세상에서 소실되었을 때가 아니다. 결국 존재 의의라는 것은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때 찾을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것들을 학습하고 기억하고 또 잊는다. 아무리 중요하고 아무리 소중해도 방심하는 순간 그것은 먹구름처럼 스며들어 시야를 흐린다.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까. 잊지 않으려 하는 것과 자연스러운 잊음에 순응하는 것. 우리의 선택에 어떤 것의 존재가 달려 있을지 모른다. 이 작품을 통해 그 잊음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솔미 '영업비밀'  (1) 2022.10.08
조지민 '지금 당신에게'  (1) 2022.10.07
정승애 'ㅅ과 ㅂ 사이'  (1) 2022.10.07
연지아 '달의 계곡'  (1) 2022.10.06
김미령 '에덴'  (1) 202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