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근형 '삼총사'

clint 2022. 3. 17. 08:17

 

 

 

 

재개발을 앞둔 작은 시영 아파트. 택시 운수업을 하는 누이와 막내

그리고 머리가 모자란 둘째가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배다른 형제들이지만 그들은 아버지로 하여금

형제임에 분명하고 한 지붕아래 그렇게 살고 있는 모습이다.

하루의 새벽, 막내는 퇴근하여 집에 들어와 식사를 하고 누이는 교대로

출근 준비를 하고 있다. 작은 꿈이나마 꿀 수 있는 재개발아파트 분양권 얘기로

시작해서 바람을 피우고 도망 나간 아버지로, 또 막내의 엄마 얘기로 지난 시절

추억 같은 얘기하고 있는 중에 아버지를 찾는 전단을 뿌리러 나갔던

둘째가 돌아온다. 오늘따라 둘째가 이상하게 말끔하고 머리염색에다

전단은 뿌리지도 않은 듯 그대로이고 새 선물들까지 가방에 가득하다.

전단을 뿌리다가 우연히 둘째는 아버지를 만났던 것이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첫째와 막내는 아파트분양권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짐작한다.

다음날 첫째가 일하러 간 사이 둘째는 아버지를 또 한 번 찾으러 나가는데.......

 

 

 

<삼총사>는 박근형의 최신작으로 한 아버지에 모두 다른 어머니 아래서 태어난 각기 배다른 3명의 형제들이 그들의 추억과 과거를 가지고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적인 면과 삶의 모습을 담백하게 써 내려가는 작품 속에서 우리의 어릴 적 모습과 우리 이웃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 박근형은 모든 작품에 가족을 등장시켜 그들의 구차하고 암담한 현실을 무대 위에서 가감 없이 표현해 왔다. <삼총사>도 가족 구성원 각각은 서로에게 차갑고 매몰차지만 그 이면에 숨겨 있는 따뜻한 마음은 극 후반부로 치달을 즈음 예고 없이 나타나,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는 한 개인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족이 갖는 존재의 의미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박근형 특유의 "헐렁이 캐릭터"를 통해 역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가족이란 때론 상처를 남기며 한없이 밉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리움으로 남는 것이 아닐까?' 해서 그려진 연극이 바로 <삼총사>이다. 잘잘못을 떠나서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을 고집하며 남에 대한 배려에는 인색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남이라는 개념이 너무 팽배해 있는 느낌이다. 슬픔이나 고통도 남의 것일 때와 내 것일 때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그러나 우리들, 한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 보면 한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 태생과 성분은 비록 다를지라도 동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서로를 가족같이 인정하고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그런 모습이 이 사회를 구성하면 얼마나 좋을까이 작품에서 그런 작은 희망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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