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정아 '말도로르의 노래를 향한 마지막 콘서트'

clint 2022. 3. 6. 09:35

 

 

락 가수겸 작곡가 광우는 그의 락그룹멤버와 함께 가정집 지하창고를 빌려 연습을 한다. 그 집에는 피아니스트 리아가 살고 있는데 서로 공연연습을 하며 소음으로 방해를 받으나 피아노곡을 따라 기타 연주하며 서로 교감을 한다. 리아가 신인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고 역시 광우의 락그룹도 락페스티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약 스타 그룹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광우와 리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들의 만남에 말도로르의 노래가 매개가 되고 광우는 말도로르의 노래를 해석해 락악보를 구상한다. ()부터 천상의 소리까지 연작으로 구상하나 이 노래의 가사 등이 악마주의며 퇴폐적이라며 학부모나 교육계에서 반발하여 공연금지된다. 그리고 광우는 폐암이 악화되어 노래를 부를수 없게 되고... 결국 작곡에만 전념하고 노래는 전열이란 보컬을 팀에 합류하게 된다. 독일로 협연을 가가된 리아는 광우의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난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말도로르의 노래 작곡을 마무리 하려 하고, 리아는 출국을 포기하고 광우와 함께 그 작곡을 돕는다.

 

 

 

초현실주의, 누보로망의 원천이 된 말도로르의 노래원작은 1868년에 저자 로트레아몽 백작(본명: 이지도르 뒤까스, 1846~1870)이라는 가명으로 발표된 산문시다. ‘말도로르의 노래는 주인공 말도로르가 저지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악행과 신성모독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23세에 이 단 한편의 작품만 남기고 요절한 로트레아몽의 난해한 이 시는 랭보의 시집과 함께 현대시문학의 바이블’, ‘초현실주의와 누보로망의 원천으로 평가 받는데 악마적 상상력과 추악미라는 이율배반적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면서 초현실주의와 누보로망에 이르는 미학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의 글 - 오정아

최근 연극계는 뮤지컬의 최전성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여기저기서 많은 창작 뮤지컬들이 각기 새로운 형태와 양식을 시도하면서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뜨거운 무대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락 뮤지컬 마지막 콘서트는 순수 라이브 음악극으로 공연한다. 이것은 본 공연을 올리는 극단 님비곰비의 가장 큰 특색을 이루는 취지요, 의의이다처음 남비곰비로 부터 의뢰를 받고 이같은 공연의 의도를 설명들었을 때 난 무척 호감이 갔다. 그리고 지난해에 공연되었던 마지막 콘서트뮤지컬 극본(김태근)을 읽어보니 앞부분의 몇 장면들이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져 새롭게 재구성을 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게 쓰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불어 일으킨 것은 바로 <말도로르의 노래>(로트레아몽)라는 시집이었다. 주인공 역을 맡은 연기자로 부터 이 시의 내용을 새 작품에 반영시키면 어떻겠느냐며 건네받은 시편들을 보면서 난 오래전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시기에 겪었던 과도한 열병들이 떠올랐다. 맹목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당시의 충동적인 반항의식과 가까운 이의 죽음에 대한 깊은 두려움, 왜 인간은 죽음 앞에서 붕괴되는가. 무한한 삶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어떠한 이상 세계를 꿈꾸게 만드는가. 난 다시 열병을 앓기 시작해야만 했다. 촉박한 공연 일정을 앞두고 며칠간을 어두운 미로를 헤매듯 악몽속으로 도피해 들어가 상상의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관념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내가 빚어 놓은 인물들은 아직도 내 관념 속에서 생동감 있는 언어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소리들은 살아있는 배우의 체화(體化)로 호흡을 못하고 만 것이다.

웬 셰익스피어 대사나? 이건 세 시간도 넘는 분량이다. 주인공의 반항의식이 성격적으로 구축되지 못했다. 전열의 등장에 타당성이 좀 약하다. 혼란스럽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것일가!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절망과 저항? 그 반항은 악을 묘사하는 노래로서 충분히 전달이 되었는지.... 내가 쓴 극본에 대해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가장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왜 하광우는 악을 노래하려고 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이제 모든 것은 연기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그들의 연습장면을 보면서 내 극본과 상당한 차이를 보게 된다. 어떤 것은 삭제되고 어떤 장면은 새로이 구성되고 또 상황이 달리 설정되고 난 은근히 불만스러운 점도 느끼지만 반대로 국민의 대비한 부분들을 보완하려는 그들의 참신한 발상이 만족스럽기도 하다. 아뭏든 난 그들의 열정을 사랑한다. 그 구슬땀이 내겐 가장 큰 자극이 힘이요. 악몽!?!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