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은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작가 양효윤과 연출가 윤우진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소설 기본 틀은 유지하되 과감한 연출과 치밀한 구성으로
인력거꾼 김 첨지의 운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3년 제3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인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윤우진), 우수연기상(이혁우), 무대미술상(황경호) 등 4관왕에 올랐다.
극은 남편 김 첨지가 설렁탕을 사서 일찍 들어오라는 아픈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인력거를 끌고 출타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평소보다 인력거 손님이 많아 기분이 좋아진 김 첨지는 아내의 말을 떠올리고 설렁탕과 짚신을 사 집에 돌아온다. 아내는 죽어있고 어린 아들 개똥이는 울고 있는 참담한 현실에서 김 첨지는 점쟁이와 팔자의 도움으로 과거로 가려한다. 원작 소설 중 김 첨지와 점쟁이와 팔자가 벌이는 내기가 주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은 과연 인위적으로 팔자를 바꿀 수 있을지 관객들은 제각각 김 첨지 입장에서 그의 인생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현진건 선생의 작품 '운수 좋은 날'을 모티브로 김 첨지의 아내가 죽음의 문턱에서 만나는 오구와 저승사자, 김 첨지 집안의 조상신들을 등장 시켜 당시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고 있다.
가난한 김 첨지는 달포 전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열흘 전 조밥을 먹고 쓰러진 아픈 아내를 두고 이른 아침부터 인력거를 몰고 나온다. 괴상하게도 운이 좋았던 그 날, 김 첨지는 이상하리만큼 손님들도 많고, 여느 때와 달리 큰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하루 종일 뒤 따르고 결국에 아내를 위한 설렁탕 한 그릇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이미 아내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빈 젖을 요란하게 빠는 3살 박이 개똥이를 곁에 남겨둔 체. 김 첨지의 아내가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자 그녀를 저승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저승사자와 김 첨지 집안의 조상신 지장 새, 오구 등이 김 첨지의 집으로 몰려들고 망자 천도를 위해 굿을 하려 하나 김 첨지의 파토로 바쁜 걸음을 한 신들은 헛걸음하게 된다.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 한 것이 아니라는 팔자와 인간사 또한 만만치 않다, 라는 점쟁이는 김 첨지의 하루 일과를 함께 하며 인간이 운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편 초대 받지 못한 명신 손님네들은 화가 나 계략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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