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한 불같은 성격을 지닌 아름답고 유혹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로 유명한 이 작품은 하층민의 어두운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을 뿐 아니라 이전에 없던 정렬적인 여성 캐릭터로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대본이다.

군대의 하사관인 돈 호세가 마을 광장의 초소 당번병으로 근무하는 날 고향에서 약혼녀인 미카엘라가 찾아와 고향의 어머니 소식을 전해준다. 그녀가 광장을 떠나자마자 광장 옆 담배공장에서 싸움이 일어나 소란스러워지고 중위 주니가는 돈 호세를 시켜 이 소란의 원인인 카르멘을 포박하라고 이른다. 다른 사람들이 다 떠나고 둘만 남게 되자 카르멘은 돈 호세를 유혹하며 자신을 풀어달라고 하고, 처음에는 거절하던 돈 호세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유혹에 넘어간다. 그 둘은 얼마 후 릴리아스 파스티아라는 술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돈 호세는 그녀가 이송과정에서 달아날 수 있도록 손을 써준다. 그리고 그는 경비를 느슨하게 한 잘못으로 영창에 갇힌다
며칠 후, 그들이 만나기로 한 릴리아스 파스티아는 투우사 에스카미요의 등장으로 매우 시끌벅적하다. 환영의 열기가 가시고 난 후 실내가 조용해진 틈을 타 밀수업자들이 카르멘에게 다가와 그녀를 오늘 밤 자신들의 사업에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카르멘은 오늘은 기다릴 남자가 있어서 안된다고 거절하고, 이내 영창에서 풀려난 돈 호세가 술집으로 찾아온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울리는 귀영나팔소리에 돈 호세는 돌아가려 하나 카르멘은 군대로 돌아가지 말고 자신과 함께 방랑생활을 하자고 꼬드긴다. 그 때 상관인 수니가가 돈 호세를 발견하고 소리치며 귀대할 것을 명령하고, 돈 호세는 화가나 칼을 빼든다. 밀수업자들의 중재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호세는 상관에게 칼을 빼든 탈영병 신세가 되어 밀수업자 무리에 가담한다.
그 후 돈 호세와 카르멘은 산 속 밀수업자의 은신처에서 지낸다. 어느 날 밀수업자들이 짐을 운반하러 나가고 호세가 혼자 망을 볼 적에 에스카미요가 그 곳에 찾아온다. 카르멘이 그와 정을 통하고 있는 사실을 눈치 챈 돈 호세는 그에게 달려들어 죽이려 하지만 카르멘이 달려와 에스카미요를 도와 도망치게 한다. 그 때 이미 이곳에 찾아와 바위 뒤에 숨어있던 미카엘라가 나타나 돈 호세에게 고향의 어머니께서 위중하시다는 사실을 알리고, 돈 호세는 질투로 가득한 마음을 안고 산을 내려온다. 시간이 흐르고 세비야의 투우장에서 에스카미요가 출전하는 투우경기가 열리던 날, 돈 호세는 에스카미요와 동행한 카르멘을 찾아간다. 사람들이 모두 경기장에 입장하고 둘만 남게 되자 호세는 그녀의 사랑을 애원하지만 그녀는 에스카미요가 있는 곳으로 가려한다. 불타는 질투심을 이기지 못한 호세는 그녀의 가슴을 단도로 찌르고, 그 단도에 쓰러진 카르멘의 시체를 붙잡고 절규한다.

머리에는 자스민 꽃송이를 꽂고 입에는 아카시아 꽃을 물고 빨간 구두에 빨간 리본을 단 집시 여자, 하얀 어깨를 그냥 드러낸 채 종마장의 암망아지처럼 허리를 흔들거리며 걷다가 문득 뒤돌아 보며 웃음 짓는 카르멘! 프랑스 소설의 미학가 메리메(1803∼1870)가 그려낸 여인상이다. 그는 오래도록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그리스 등을 여행했는데, 그 여행길에서 펜을 들어 확고하게 대지에 뿌리박고 있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을 정열과 청춘의 여인상으로 그려내었다.
놀라운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환경과 본능적인 모습이 이토록 적나라할 수 있을까? 스페인의 황야, 남극의 햇볕, 그리고 밀매와 약탈, 살인이 벌어지는 원색적인 풍경 속에서 벌이는 카르멘의 본능적인 교태와 관능은 눈이 부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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