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프리드리히 붸히터 '광대 학교'

clint 2018. 5. 3. 21:26

 

 

Friedrich Waechter, Schule mit Clowns

광대 학교
프리드리히 붸히터 작
이재진 역

 

 

 

 

1950년대 소련의 공동아파트에 사는 어느 소년과 그 소년의 또 다른 자아가 무대에 등장하여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극은 시작된다. 기억을 더듬듯 무대 위 커튼이 반복적으로 치고 걷히면서 관객은 소년의 유년시절 기억 속으로 함께 빠져든다.

자기 생활에 빠져 가족과 겉돌며 지내는 아빠, 사랑 받기를 갈구하는 엄마, 엄격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학교와 난폭한 선생님, 소년이 사랑하는 생물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면서...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법한 유년시절의 슬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단순히 연극이라 치부할 수만은 없는 강한 공감을 선사한다

 

 

 

 

2001 러시아 황금마스크상 수상. 2001 영국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퍼스트상 수상
숨이 막히도록 즐겁고 사색적이다.
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며 놀라움과 억눌러왔던 감정, 갈등과 해결 등의 주제로 가득하다.
파도에 몸을 맡기듯 자유롭게 관람하기 좋은 연극이며 사운드, 비주얼, 필름, 텍스트, 뛰어난 연기의
환상적인 조합이 어두운 기억의 창고를 열어 빛과 만나도록 한다. (The Guardian)

 

 

 

 

<광대학교>는 무대에서 벌어지는 짓거리는 코메디아 델아르테 식보다 양식화되어 보인다는 사실뿐 알맹이는 광대놀이다. 그런 놀이가 아동극 형식이고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는 반면 내용은 교육의 기능에 대한 풍자로 인해 어른취향임을 숨길 수 없다. 분명히 연출은 아동극으로 가져갈 의향이 없어 보이고, 그 점에 지나치게 진지해서 아마추어 연극이 여유가 없음이 드러나는 반면 진지함으로 인하여 아마추어 극단의 신선한 맛이 개운하다. <광대학교>는 획일적인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의식이 바닥에 깔려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강한 사회의식으로 표출될 정도는 아니다. 그저 광대놀이의 틈틈이 기성체제에 대한 짓궂은 장난이 아동극 수준에 알맞게 걸러진다. 그것을 성인취향으로 가져가면 우리의 현실을 무대에 투영시키려는 진지함으로 인하여 오히려 신파조로 흐를 위험도 생긴다. 예를 들면 선생에게 특정지역 사투리를 쓰게 하거나, 춘향전의 한 대목을 삽입시켜 번역극의 부분적인 각색화를 시도하는 것 따위가 그렇다. 관객이 등장인물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것까지는 부담 없는 참여가 되지만 강요되는 참여는 어쩌면 부질없는 자의식과 진지함의 결과로 빚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이런 강요된 참여 때문에 불쾌해 하는 관객들의 불평이 많이 들린다. 프라이에 뷔네의 개성이 전국 독문과 재학생들의 대학극단 성격에 있고, 20주년 기념공연쯤 되면 이 극단 출신의 선·후배 연계로써 전문 극단 ‘우리무대’의 활동이 두드러져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당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