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폴 진델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clint 2018. 5. 3. 20:37

 

 

 

줄거리
"내 손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내 손의 어느 한 조각은 상상할 수도 없는 먼 옛날에 폭발 한 어느 별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작품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작은 입자인 '원자'를 처음 알고 거기엔 매혹당한 소녀 틸리의 독백으로부터 시작된다.

작품의 배경은 과부 비어트리스의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집이다. 창문에 더덕더덕 신문지를 붙인 채 세상에서 소외되어 살아가는 그녀는 두 딸을 기르기 위해 죽어가는 노인을 하숙하며 살아간다. 큰 딸 루스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려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며 지금도 이따금씩 발작과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 말이 없고 소극적인 작은 딸 틸리는 과학 실험을 통해 자아와 자신 안의 세상을 발견해간다.

 

 

 

 

 

그녀는 감마선을 쬔 씨앗에서 피어난 금잔화 돌연변이 실험을 통해 학교 대표로 뽑혀 과학전람회 결승에 나가게 되지만, 비어트리스는 과거에 학교에서 자신이 받았던 상처가 생각나 출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딸에게 상처인 것은 그런 상처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임을 깨닫고 그녀를 따뜻이 안아주며 그녀 자신도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된다. 두 주일 뒤, 틸리의 과학전람회 출전날, 한껏 멋을 부리고 나타난 비어트리스는 들떠 있는 루스에게 노인을 돌보라고 집에 남아있으라 한다.
루스는 소외감과 서러움에, 나가는 비어트리스 뒤에 대고 고교시절의 별명 '미치광이 베티'를 소리친다.
충격을 받은 비어트리스는 혼자 남아 절망감에 휩싸여 오열하는데....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으며 환경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환경은 감마-ray에 의하여 둘러 싸여져 있다. 그러므로 인간-우리는 감마선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생존하며 어떤 것은 파멸한다. 파멸하지 않고 생존한다는 것은 신이 던져준 생명의 고귀함을 감지하는 것이다.
비어트리서, 헌스도퍼와 그이 10대 두 딸-간질병적인 발작증환자 루스와 소박하고 티없는 천재 과학도인 틸리 -이 사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여성의 심리가 잘 묘사된 작품이다. 이 집안의 가장인 비어트리스는 독재적인 지배로 흔들거리는 집안을 쥐고 있으며, 한 손엔 담배를 다른 손엔 위스키 잔을 들고 낡은 잠옷바람으로 집안을 돌아다닌다. 그녀의 야망은 두 딸을 기르는 귀찮고 자질구레한 일에 의하여 질식되었고, 충동적이며, 냉소적이며, 또한 부도덕하며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이다. 그녀가 사랑한 단 하나의 남자는 아버지 한 사람이었으며, 남편은 결과적으로 그녀를 무일푼으로 남겨 놓았을 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직 하나의 수입원은 노인병에 걸린 할망구를 하숙하여 받는 겨우 주당 50달러가 고작이다.
이 작품의 형식은 사실적이며 커트와 같은 독백과 간결, 명확하며 시적(詩的) 대사의 연속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막이 내릴 즈음 틸리의 독백 중 실험결과인 "방사선의 영향"을 결정짓는 금잔화의 운명과 고뇌에 차 있으면서도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비어트리스의 운명이 contrast가 되어 한 폭의 그림처럼 나타난다.

 

 

 

 

    Paul Zindel
폴 진델(Paul Zindel)은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폴 진델이 두 살 때 집을 버리고 나갔고, 생활을 위해서 투쟁하는 어머니의 밑에서 복잡한 유년기를 겪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회상을 가장 잘 풀어나가는 작가’라는 평가가 붙어 있는 폴 진델의 작품들에는 아버지가 없는 어린 시절의 고독, 엄마와의 다툼,15번의 이사로 인한 친구의 부재 등의 테마들이 그의 삶 그대로 담겨 있다. 그의 작품에는 현실을 바탕으로 오늘을 사는 극히 평범한 인물, 특히 섬세하게 순수하게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여성이 주로 등장한다. 또한, 사랑과 미움의 복잡다단한 그래프와 그 기복의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
외로움 및 그 모순을 극복하면서 느끼는 인간의 우월감과 강인함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그에게 1968년 퓰리처상을 가져다 준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는 인간에게 사회가 미치는 영향과 그 사회를 이루는, 연약하고 하찮아 보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은 사실적이며 커트와 같은 독백과 간결, 명확하며 시적 대사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탄탄한 구성력으로 하나의 화학실험을 통한 은유 속에 한 사람은 영원의 존재이며 한 우주를 담고 있음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