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민복기 '강거루 군'

clint 2017. 12. 6. 14:40

 

 

 

'대학의 직업훈련소화'로 상징되는 치열한 경쟁은 웃지 못할 새 풍속도를 만들어 낸다.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기본적인 용돈을 벌어 쓰며 최대한 졸업을 늦추고 졸업 뒤에도

오랫동안 학교 주변을 맴도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어미가 새끼를 주머니에 넣어 키우는 캥거루의 습성에 빗댄 이 용어는,실력을 자신할 수 없는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사회 진출을 자꾸 미루면서 길게는 10년까지 대학 주변에서 대책없이 맴도는 것을 뜻한다.싼 밥값 등 기본 생활비가 사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것도 캥거루족을 만들어 내는 기본 요인으로 꼽힌다. 캥거루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사회 생활에 비해 자기 시간이 많고 꽉 짜일 필요가 없는 대학생활의 상대적인 아늑함에 안주하는 무리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각박한 지금의 대학이 빚어낸 어두운 현실이라는평가도 따른다. 경쟁에 뒤쳐진 학생들이 대학으로부터의 탈출을 아예 포기한 결과라는것이다. 강거루群이 만난 사상최대의 취업난!  올 겨울은 여러 방면에서 사상최대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대졸 취업난 역시사상 최대라고 하는데… 취업을 원하는 31만 7천명이 8만명의 자리를 놓고 살벌한 취업전쟁을 한다고 합니다. 주인공 강거루에취업 전쟁 또한 사상 최악이 되는데…취업난,대학이라는 개념,정치,군대,가정…강거루를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이사회를 모두 담았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풀었습니다. 모두들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시대에 무겁게 풀수야 있나요. 개방적이고 익살스럽게,마치 일간지 한쪽에 네컷 짜리 만화를 보듯 부담없이 만들었습니다.  - 민복기     

 

 

 

 

캥거루족은 어미배에 달린 주머니에서 자라는 캥거루처럼 사회진출을  미루면서 대학이나 가정에 머무는 무리들을 가리킨다. 강거루씨는 대학을 졸업한지 3년이나 지났지만 취직을 못하고 있다. 매번 필기시험에는 붙지만 최종 면접때 실수를 연발한다. 면접관은 애매한 질문으로 거루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고 화가 난 거루는 늘 면접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거루에게도 안식처는 있다. 집의 창고가 바로 그곳.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만의 놀이를 위해 개발한 공간으로 그는 여기에서 어머니의 인형과 대화를 나눈다. 그곳에선 집안 대학시절 시험 등 갖가지 이야기가 격의없이 나오고 거루는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 연극은 IMF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캥거루족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혼자만의 공간에 파묻혀버리는 거루군의 개인적 습관도 문제지만 그것은  차라리 부차적이다. 창고에서의 독백은 교육 노동시장 정치 군대 등 거대한 사회구조가 그를  자기만의 울타리에 가둬 놓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거루"는 순수우리말로 돛을 달지 않은 작은배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연극은 거루가 넓은 바다를 향해 힘찬 출항을 하게끔  사회구성원이 어떻게 해야 할지 성찰할 기회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