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미학 제13회 정기공연 (초연, 2005. 9. 6∼11)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 대극장(대학로)
광복 직후 친일파를 척결하여 민족정기를 회복하고자 했던 날들의 기록 청산되었어야 할 역사, 그러나 청산되지 못한 역사 젊은 기자의 취재 수첩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사의 참담한 실패 반민특위는 일제하의 반민족 행위 진상 규명과 처벌을 위해 특별법을 만들고, 특위를 만들어 활동하였으나 정치적 상황에 의해 좌절되어 버린 1949년 반민특위 습격사건을 기초로 한 정치 드라마이다. 서울의 안개라는 원제로 극작되었으나 2005년 무대공연을 앞두고 반민특위로 제목을 변경, 노경식 작가 특유의 역사적 사실을 정직하고 우직하게 서사 극 형태로 무대화 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줄거리
1949년 1월 반민특위의 활동이 본격화되자 박홍식, 최린, 이기용, 이광수, 최남선 그리고 일제 때 악명 높았던 헌병대 밀대 이종형, 강우규 의사를 체포 사형시켰던 고문왕 김태석 등이 줄줄이 특검 부스에 체포되어 수감된다. 그러나 한편 특위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우익의 조직적인 음모도 집요하게 계속된다. 과거 일제시대에 악명 높았던 고 동계 형사 등을 지낸 친일분자들로서 어느새 새 정부 경찰 간부직에 올라 권력을 잡고 있는 일단의 세력이 바로 그자들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특위 활동에 불만을 표하고, 따라서 특위 본부와 일부 소장파 국회의원을 빨갱이로 규탄하는 우익 반공단체의 관제 대모가 연일 일어난다. 결국 특위 본부도 습격되고 이 전 과정을 취재하는 젊은 기자. 결국 장기자도 고문대 위에 오르게 되는데...

작가의 글
어제의 8월 29일은 ‘경술국치일’로 95년째가 되는 날 그러니까 20세기 초엽 1910년의 경술년에 우리의 대한제국이 ‘한일합병’ 문서에 조인한 날로, 나라와 국권을 이웃나라 일제에게 몽땅 송두리째 도둑맞고 나라의 부끄러움과 백성의 욕됨이 극에 달했던 치욕의 그날이다 그 욕됨과 생채기와 수치가 지난 백년 세월에도 아직은 가시지 않은 채, 어제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오는 2007년에 펴낼 <친일인명사전>에 들어갈 친일반민족 행위자 3090명을 일차로 발표한다고 해서 뒤숭숭했다고도 한다. 그래, 지난 반세기도 훨씬 전 1949년의 ‘반민특위’ 시절에 우리의 선배님들이 일제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를 제대로 했더라면, 오늘날의 이 같은 사회적 혼란과 퇴영과 역사왜곡은 어느 정도 막아낼 수도 있었을 텐데. 역사와 국민 앞에 어쨌거나 한스럽고 부끄럽고 죄송스러울 뿐 .....

이번의 <반민특위>는 본인으로선 2002년에 공연된 바 있는 <찬란한 슬픔>(극단 고향. 박용기 연출) 이후 3년만의 일이다 그동안 나는 4년여에 걸쳐서 이 작품을 위한 자료를 조사 연구하고 또 집필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언제나 믿고 바라는 - 성질은 고약(?) 하지만 - 연극연출가 정일성씨 및 극단 미학과 출연자 스탭진 모든 분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크며, 모처럼의 훌륭한 연극적 성과가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이 작품의 집필에는 많은 공부와 은혜를 입은 훌륭한 저작들이 많았다. 아래에 그 저술들을 일일이 밝히고 깊이깊이 감사드리면서, 모쪼록 ‘통한의 부끄럽고 실패한 역사’를 새롭게 알아보고 교훈삼기 위해서라도 많은 분틀이 지대한 관심과 성원으로써 극장을 찾아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나라가 독립한 지 70여년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친일파 미 청산’ 이니 ‘수구꼴통’ 하고 서로들 게거품을 물고 있으니 한심하고 서글프고 답답할 뿐이다. 이 작품은 오래 전부터 책도 읽고 자료도 찾고 연구하고 나름대로 정성을 다하였다.
그리하여 문예진흥원(한국문화예술위)의 창작공연활성화 지원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극단 미학이 열심히 하기는 했으나 공연성과는 소망대로 아니 되었다. 나로선 희곡작품 그대로 읽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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