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노경식 '격랑'

clint 2016. 5. 30. 21:39

 

 

單幕劇
行動舞合第八回公演
1966년 3월 명동국립극장


「격랑」(1966)은 같은 단막물이면서도 노경식 희곡의 여러 특징들이 잘 드러난 셈이다.

때와 곳: 1951년 한국동란 중 8월. 황해도 서해안의 어느 소읍에서 약 15 킬로 떨어진 작은 섬.
6.25의 전쟁을 피해서 마을 앞에 있는 섬으로 피난 온 마을 사람들은,

곡식이 떨어지자 젊은이들을 앞세워 물때를 타고 마을에 들어가서 남아있는 양곡을 가져온다.

그런데 이런 일에 어찌된 연고인지 남정네 장정들보다 젊은 여자들이 탁월하다.
결국 그 이유인즉 여자들은 인민군의 성적 노리개 역할을 했었기 때문으로 밝혀진다.
딸의 임신 사실을 안 아버지는 딸더러 죽으라고 몰아치는데, 여기서부터 노경식이 추구하고 있는 도덕적 가치와 명제는 가히 절대적이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고난 받는 민초들이나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주장되는 도덕성과 삶의 가치 등은 앞으로의 노경식 희곡의 특징들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치의 절대성으로 인하여, 노경식의 작품들은 비극적 숭고함마저 갖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