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강자'

clint 2026. 6. 30. 05:30

 

 

크리스마스 이브, 가족을 위해 선물을 사고 카페에 들어선 X부인은 
혼자 앉아 잡지를 읽고 있는 동료배우 Y양을 우연히 만난다. 
X부인은 자신의 행복한 결혼생활과 가정에 대해 자랑하듯 끊임없이 쏟아낸다.
하지만 맞은편에 앉은 Y양은 미소 짓거나 차가운 눈빛을 보낼 뿐, 단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는다. Y양의 이 기묘한 침묵 속에, X부인은 스스로 과거의 기억들을 

짜맞춘다. 남편의 취향, 아이의 이름, 자신이 입는 옷의 색상 등이 모두 Y양의 

선호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X부인, 결국 "Y양이 자신의 남편과 불륜

관계였다는 의심"에 도달하는데....
X부인은 남편을 영혼까지 잠식했던 Y양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지만, 
극의 마지막에는 자신이 가정을 지켰으므로 결국 승리한 것은 자신이라며 
카페를 떠나며 막이 내린다.

 



이 작품의 가장 경이로운 점은 말하지 않는 Y양이 극의 흐름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Y양의 침묵은 X부인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스스로 비밀과 치부를 폭로하도록 강제하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과연 누가 '강자'인가? 제목인 <강자>는 관객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X부인이 강자라는 시선은 가정을 지켜냈고, Y양의 취향을 흡수해 남편의 사랑을 
유지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당당하게 걸어 나갔기 때문이다.
Y양이 강자라는 시선은 침묵만으로 상대의 멘탈을 완벽하게 무너뜨렸고, 
결혼이라는 구속 없이 X부인의 삶과 남편의 영혼을 간접적으로 지배했기 때문이다.
극중 Y양은 어떤 고백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은 불륜이 진짜 일어난 사실인지 
아니면 X부인의 열등감과 피해망상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한 인간의 대사만을 통해 인간내면의 모순과 심리적 투사를 완벽하게 시각화한 
스트린드베리의 진보된 극작술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강자>(The Stronger, 원제: Den starkare)는 스웨덴의 거장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1889년에 발표한 단막극이다. 

단 한 명의 인물만 대사를 하고 다른 인물은 침묵을 지키는 독특한 연극적 

모놀로그(독백극) 형식을 통해, 두 여성 사이의 치열한 심리전과 
인간 욕망의 복잡성을 예리하게 포착해낸 자연주의 연극의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