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뮤지컬 '이런 사람'

clint 2026. 5. 8. 08:07

 

1부.

작가가 나타나 주제가 "이런 사람"을 부르면 세곡 때문에 농토를 버리고 고향을

등지는 이농민들, 돈 먹을 욕심에 죄수를 따라가는 옥리들, 처녀들을 사고 파는

인신매매상들, 고루하고 이기적인 학자들의 행렬이 작가 앞을 어지럽게

지나간다. 이때 허생이 나타나 장안 부자를 찾는다.
장안갑부 변부자의 생일잔치에 고관 대작들이 모여들어 변부자를 마치 임금처럼

떠받들어 아첨할 때 남루한 옷차림의 허생이 나타나 돈 만냥을 꾸어달라고 말한다.

구두쇠로 유명한 변부자는 뜻밖에 선뜻 승낙하고 하인 대복까지 달려 보낸다.
과수원 처녀 달래는 춤과 노래로 과수원을 누비다가 품삯으로 받은 과일을 들고

안성 장터로 나온다. 안성 장터에는 각도에서 모여든 과일상들이 소리높여 외치며

과일을 사고팔 때 허생이 나타나 시세의 배 값을 주고 과일을 몽땅 긁어 모은다.
흔하던 과일이 동이 나자 값은 수십배로 뛰고 그나마 제사에 쓸 과일조차 구할 수

없어 변부자는 물론 조정에서까지 과일 난리를 겪어야 하는 판국이 된다.

결국 변부자는 제사에 쓸 과일 몇알을 구하기 위해 수레에 돈을 싣고 안성까지

가게 된다. 한편 허생은 제주도의 말총을 매점해 버린다. 갓과 감투를 구하지

못하게 된 양반들은 서민들에게 갖은 수모를 다 겪는다. 이런 기상천외의 상술로

돈을 번 허생은 변산 합죽골에 있는 천여명의 도둑 소굴로 보낸다. 허생의 계략대로

도둑두령과 그의 부인 아달치는 졸개들을 이끌고 허생의 돈을 훔치러 간다.
도둑 두령의 딸 샛놀이를 남장시켜 먼저 정탐을 하게 한 도둑일행은 대복의 안내를

받으며 허생이 묵고 있는 집의 돈광을 습격한다. 그러나 돈을 훔친 도둑들은

돈 무게에 짓눌려 걸음을 제대로 옮길 수 없게 된다. 이때 돈이 가득 쌓인 또 다른

광속에서 엿보던 허생이 나타나 이 돈을 모두 줄 것이니 도둑질을 그만 두고 색시와

농기구를 구해서 남해에 있는 기름진 외딴 섬으로 가 떳떳하게 살자고 설득한다.

며칠 후 변산포구에는 개심한 도둑들이 각기 신부감을 구해서 합동 결혼식을 올리고

새 희망과 환희에 넘쳐 춤춘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허생은 흐뭇한 마음과 닥쳐올 여러

시련을 염려하면서 보람된 그 날을 향해서 힘차게 걸어 갈 것을 다짐할 때 막이 내린다.

 

 

2부.
허생은 대복이와 샛놀이를 데리고 변부자의 돈을 갚기 위해서 한성으로 떠난다.

변부자의 집에서 북벌을 주장하는 장군을 만난 허생. 낡고 무기력한 예법을 고집하는

한 북벌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국가의 안위마저 어렵다고 일갈한 뒤 변부자에게 샛놀이를

맡겨 사람되는 공부를 시켜달라고 부탁하고 대복이와 함께 남해 고도를 향해 떠난다.

남해의 섬으로 가는 도중, 허생과 대복이 두령이 이끌고 온 신혼부부 일행과 합류할 때

이 고을에서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사또일행을 만나 그의 비행과 부정을 낱낱이 들춰내

엄히 다스리고 멀리서만 허생을 사모하는 달래와 함께 섬으로 향한다.
허생 일행이 섬에 이주해 계절이 몇번이나 바뀌고 땀흘려 열심히 일한 보람으로 풍요로운

이상향을 이룩했다. 그동안 야성녀였던 샛놀이가 새 사람이 되어 돌아오고 먹고 남는

양식을 왜에 팔아 저축한 돈이 수백만냥. 허생은 후손을 위해 그 돈을 바다속에 넣기로 한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달밤. 허생과 대복, 달래가 오랫만에 단란하게 얘기를 주고 받는다.

허생은 대복과 달래에게 자기를 아버지라고 부르라 당부하며 대복과 달래의 결혼을

권유한다. 이때 해적들이 수십척의 배를 이끌고 처들어 온다는 급보가 전해진다.
허생의 지휘에 따라 남녀노소 섬사람들이 용감히 싸워 해적들을 물리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고 호탕하고 익살맞은 두령이 승리소식을 들으면서 운명한다.

섬사람들의 슬픔이 채 가라앉기 전에 허생은 도민들에게 희망과 꿈과 큰 뜻을 가슴

뿌듯하게 안겨주고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홀연히 섬을 떠날 때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1970년대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기틀을 다진 예그린 국립가무단이 
1977년 선보인 작품으로, 당시 창작 뮤지컬의 흐름을 보여주는 귀중한 레퍼토리다. 
이후 예그린의 정신은 서울시립가무단으로 버뀌어 꾸준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작가 박지원이 지은 한문 소설을 그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을 이근삼 작가 뮤지컬 대본화 하여 "이런 사람"으로 제목을 달고
최창권 작곡 허규 연출로 1977년 6월 국립극장에서 초연하였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 허생이외에 작가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대놓고 정치 경제에 대한 소신발언을 하는데... 이근삼 선생은 이 작가를
원 소설의 작가인 박지원을 생각하여 극에 동참시켰다고 한다.
그를 통해 허생이 방향감각을 잡고 세상을 바로 잡고 실의에 찬 사람들에게 
꿈과 강한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작가 박지원"이 필요했다고 한다.
허생전의 큰 줄거리에 뮤지컬이기에 노래와 춤이 주를 이루면서
'이런 사람 허생'이 멀리 보는 커다란 꿈이 실현되는 내용이 펼쳐지는 것이다.

 

작가 이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