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리보라 '떼루, 떼루'

clint 2026. 4. 8. 09:58

 

 

대학의 동아리 '민속연구회'에서 만난 민기와 지숙.
지숙의 창(唱) 공연을 보고 감동하여 이 동아리에 들어와 같이 공연하며
지금 졸업반에 민속연구회 회장을 맡은 민기이고, 지숙과 연인사이가 됐다.
조만간 지숙을 부모님께 인사시키고 결혼할 것을 허락받을 예정인데...
지숙이 부담스러워 집에 초대받은 날 급한 일로 못 간다고 하고 어딘가로
떠나는데... 그곳은 시골 장터. 그곳에서 남사당패의 맥을 이으려 장을 돌며
공연하는 아버지 만수와 엄마 탐술을 만난다. 소나기로 공연이 중단 되어
허탈한 터에 지숙이 온 것이고, 뒤이어 민기도 나타난다.
갑자기 약속을 취소한 지숙을 몰래 뒤따라온 것이다.
지숙이 감춰왔던 집안일들을 감탄과 존경의 모습으로 보는 민기.
그리고 우리의 척박한 민속공연들이 외면받는 현실을 더욱 깨닫게 되고
대학원에 진학해 영문과를 포기하고 민속공연쪽을 택하려고 계획한다.
한편 민기의 부모는 며느리감을 보기로한 날 민기가 다음으로 미루고 
급히 동아리 일로 지방에 간다는 얘기로 민기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다가
부친 덕보가 민기 방에서 남사당의 꺽쇠탈을 보게 된다. 그리고 감회에 젖는다.
부친도 젊은 시절 남사당패에 들어서 그들과 동거동락하며 밑바닥에서 부터
하나씩 배우며 공연하며 자신의 길을 찾으려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
덕보의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덕보의 부친은 그런 거보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덕보를 가르쳤던 것이다. 
좀 늦게 돌아온 민기에게 술을 같이 마시며 자신의 과거를 얘기해주며
아들 민기의 얘기를 들어본다. 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아버지의 과거를 듣고
솔직하게 자신의 진로를 말한다. 대학원에 가서 전통민속공연을 공부하겠다고.
그러나 민기가 못한 말은 지숙이의 집안 내력이다.
그리고 얼마 후, 지숙의 창 공연 때 양가부모를 초대해 같이 만나는 상견례를
계획한다. 그리고 그 날. 지숙의 창 공연을 본 덕보는 학생의 실력이 대단하다며
칭찬이 자자하고... 얼마 후, 지숙의 부모와 만나게 되는 덕보는 깜짝 놀란다.
30년전 암흑기의 남사당패 시절에 어렵게 배우며 공연하던 만수와 탐술이
사돈내외라니....만수왈 "떼루, 떼루"..!. 그 시절 덕보의 별명이었다.

 

 

 

“떼루 떼루”는 우리의 전통 민속예술 연희패 중에서도 총체적인 연희 기능을 
자랑할 만했던 남사당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연극이다.
“떼루 떼루”란 남사당놀이 중 덧뵈기인 꼭두각시놀음에서 박첨지가 등장할 때 
구성지게 선소리를 하는데 그 소리가 바로 떼루 떼루다.
1930년대, 즉 우리의 전통 민속예술의 암흑기를 살아온 어제의 세대와 오늘을 
살고 있는 젊은 세대 즉 2대에 걸친 전통의 맥을 확인하고 있는 “떼루 떼루”는 
우리의 전통 민속예술의 현주소를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졌다.
전 세대인 덕보와 만수가 살아온 그 처절하리만큼 아픈 전통문화의 암흑기
(일제 식민지 문화 정착시기)와 인간성 상실로 인한 문화 공백현상이 가져다줄 
엄청난 위기의식이 팽배한 지금 이 시점과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젊은 세대인 민기와 지숙은 전세대인 덕보와 만수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전통문화의 주역이었던 놀이패의 기와 혼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절망감에 빠져 놀이패를 떠난 덕보와 놀이판을 잃은 채 시골 장터로 전전하는 
만수, 그들의 아들인 민기와 지숙은 대학민속연구회에서 서로 만나 전통 계승자로써 

자부심을 가지면서 숙명적인 사랑의 끈을 이어가게 된다.
민기와 지숙의 사랑은 서로 다른 모양새로 살아가던 덕보와 만수의 30년에 걸친 
긴 세월에 이별을 만남의 장으로 극적인 화합을 보게 하고 마침내 약혼식의 
잔치마당으로 연극의 끝을 맺게 된다.

리보라 선생 고희 기념작으로 리보라 작, 양일권 연출로 1989년 5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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