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마당극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

clint 2026. 3. 17. 11:50

 

 

딸만 셋 낳았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와 남편으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아가며 
아들을 낳기 위해 사이비 교주를 찾아 나서는 황말녀, 
백수건달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여자니까 모든 걸 안내하고 살아가는 슈퍼댁, 
기혼 여성에게 가해지는 직장내 성차별과 보이지 않는 압력을 견디면서 집안일을 
챙기느라 이중 부담에 시달리는 이미경, 이들이 뭉쳤다.
이 여성 3인방이 집을 뛰쳐 나오고, 이들 남편 3인방이 대책을 수립하는데...
결국 집안이 엉망이 되자 남편 3인방이 여성 3인방에게 대결을 제안하고
모든 게임에서 일방적으로 지고 마는 남성 3인방.
삼신할매가 등장하여 임신출산의 고통을 느껴보라고 남편 3인방에게
지팡이를 퉁~ 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게 한다.
남편 3인방은 애를 낳으며 꼭 딸을 낳기를 기원한다.
여성 3인방은 남자들에게 "억울하면 여자로 태어나라구!"라고 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위주의 사회속에서 어려움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쾌한 풍자와 진솔한 해학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장면마다 다채로운 풍물과 마임,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가 극에 풍성함을 더하고, 
공연장마다 관객들의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김인경 작, 연출로 민족예술단 
우금치가 공연했고 극단의 주요 레파토리이다. 이 작품은 서울 우수마당극 퍼레이드, 

광주비엔날레, 2000 과천 세계마당극제 등에서 뛰어난 작품성과 주제의식 등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 동네에 사는 세 부부의 일상을 통해 오늘을 사는 한국여성들의 현실을 해부한 
이 작품은 모두 8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굿패들의 사설과 지전춤이 악사들의 풍물장단과 어우러지는 1마당 '판굿'과 
여전히 존재하는 남녀차별의 일상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3마당 
'그와 그녀의 차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화합에 이르는 남성와 여성의 모습을 
형상화한 8마당 '화해의 물꼬를 트다'가 특히 기대되는 대목들.
남녀차별이라는 일상화된 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권력과 제도의 구조적 
문제임을 짚어낸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 이 마당극은 아내와 남편, 아버지와 딸, 
엄마와 아들이 함께 보며 남녀의 문제 아니, 인간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작, 연출의 글 - 김인경
여자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청순하고 가련하여 사랑에 울고 상처받는 
여자가 아닌 온갖 구조적 모순과 편견에 갇혀 속으로 울고, 어느 땐 좌절하고 
어느 순간 독기를 품는 그런 여자 이야기를 우금치의 입을 통해 우금치식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새 천년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한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여자'로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잘못 되고 비뚤어진 생각들을 마당판에서 혼내주고 싶었습니다.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을 시작할 때 '북어' 로 비유되던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 
저의 '여동생'이 '여자 쌍동이'를 낳았습니다.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쌍동이 조카들이 살아갈 새로운 시대에는 사흘에 한번 씩 두들겨 맞아야 한다는 
북어가 여자와 비유되는 일이 사소한 농담으로도 오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딸들과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들에게 저희 작품이 살아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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