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선천적인 농아다.
사라는 점차 성장하면서 타인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온갖 노력을 해보나,
타인들 눈엔 저능아나, 동정적인 시선, 들을 수 있는 사람의 흉내 내는 것일뿐,
사라의 사라 나름의 소리로 가득 찬 침묵의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도 없다.
사라는 결국 성행위를 통해 친구 즉 다른 남자들과 교류한다.
그러다 사라가 28살이 되던 해에 사라가 교육 받고 있는 농아학교에
제임스가 화술 선생으로 부임한다. 제임스는 거의 완벽한 인간으로 매사
자신감을 갖고 행동한다. 교감선생으로부터 사라를 소개 받은 제임스는
사라에게 구화(말하는 법과 입술 움직임을 통해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법)를
가르치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다. 그러는 가운데 제임스는 사라의 신비에 가득찬
世界와 사라만이 지닌 독특한 개성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사라 또한 제임스를 성적 교류의 상대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진전한다. 사라는 자신의 과거와 비밀을 털어 놓게 되고
제임스 역시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던 어린시절을 털어 놓으면서 둘은 서로의
비슷한 점을 발견하며,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 애정을 확인하고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합은 침묵의 世界와 들리는 世界의 융합이 아닌 만남으로써
다가올 불행을 예고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世界 속으로 상대방을
끌어 들이려 노력을 하는 동안, 전혀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 엄청난 괴리감으로
갈등이 심화되어간다. 그러던 중에 사라의 어릴 때 부터의 친구 오린은
농아의 지위개선을 위한 일에 사라를 끌어 들이게 되고, 그 일로 인해
두 사람의 심화된 내적 갈등은 표면화되어 드디어는 심하게 다투게 된다.
사라는 농아에 대한 자신의 연설문을 작성하나 제임스는 그것의 잘못된 점을
냉혹하게 지적하고, 그 따위 연극을 하지 말고 자신을 먼저 뜯어 고치라고 한다.
자신을 이해해주기 바라기 전에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면 말을 배우라고....
그러나 사라가 원하던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강하고 고집스레
보였던 사라, 그러나 사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베풀고 싶고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은 따스한 마음의 소박한 꿈을 가진 농아였다. 들을 수 없음은 듣지않은 것이
아니라 나름의 소리로 충만된 世界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의 결합이 융화된 世界가 아니라 그저 만남의 世界여선
혼자만의 世界만도 못함을 느끼며 사라는 떠난다.
제임스는 사라가 떠난 후에야 비로소 사라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된다.
그는 사라가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꿈을 꾼다.
이 작품은 농아인 사라와 사라의 교사였던 제임스와의 만남과 사랑, 결혼 그리고 좌절을 제임스의 회상과 상상을 통해 그린 것으로 농아들이 지니는 비극적 고뇌와 他人들의 시각 차, 인간이 지닌 완벽성의 한계를 그린 作品이다.
이 작품의 작가 마크 메도프는 그의 극작 노트에서 그의 演劇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 작품은 내 자신의 혼(魂)을, 나의 공포와 슬픔을, 나의 정열을 성찰해가는 겁니다."
그의 작품 보면 교향곡과 같은 흐름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정열과 서로를 몹시 아끼고 관심 갖는 사람들의 정력과 진한 분노가 번뜩이고 있는 것이다.
메도프의 걸작 <말없는 神의 자식들>은 1979년 4월 25일 뉴 멕시코 주립대학의 워크숍공연으로 初演된 작가 자신이 연출한 작품이다. 같은 해 10월 25일 로스앤젤스의 마아크 테이퍼 공회당에서 고든 데빗슨 연출로 공연한 후 1980년 3월 30일 뉴욕의 롱 아크르극장, 그리고 런던의 알버리 극장에서도 몇년간 상연되었다. <말 없는 神의 자식들>은 감동적이며, 매혹적이며, 아름다운 연극이다. 우리의 가슴 깊숙히 파고드는 메도프의 力作이다. 이 작품은 토니賞 부문의 최우수 희곡상과 주연 남자배우상, 주연 여자배우상, 아웃터 크리틱스 서클賞의 희곡상과 우수신인賞을 드라마 데스크賞의 희곡상, 주연 남배우상을, 로스앤젤스드라마 크리틱스 서클賞 등 많은 상을 석권한 우수작이다.
이 작품은 재밌는 내용 뿐 아니라 기발하며 절실한 문제를 제시한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이 작품에서 결혼 후 음악을 듣고 있는 남편에게 사라는 자기도 공기의 진동으로 음악을 즐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임스는 멜로디와 화음이 마음을 감동케 한다고 설명하나, 사라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그들의 결혼생활은 들리는 세계와 들리지 않는 세계, 즉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와의 교합을 위해 모든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러나 제임스의 인내심이 허물어져 갈 때, 사라의 애정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 증오심으로 탈바꿈한다. 어느 날 사라는 농아들의 사회적 지위개선에 대한 논문을 탈고하여 남편에게 읽어준 후 "난 독립된 인간이에요. 동정은 필요없어요." 하고 부르짖는다. 그때 남편은 "환경을 개선하고 싶거든 먼저 자신을 뜯어고쳐. 소리를 내서 지껄여야 해. 세상 속에 뛰어들어 살아봐" 라고 하며 응수한다. 그 말을 들은 사라는 너무나 분노한 끝에 "소리를 듣는 사람은 마치 神처럼 자기의 이미지를 못듣는 사람과는 융합할 수 없는 세계예요."하고 울면서 집을 떠난다. 농아의 비극성을 결혼생활을 통해 투시한 이 작품은 절실한 농아의 사회적 개선문제에 대한 호소력도 컸거니와 농아들만이 지니고 있는 비극적인 고뇌를 리얼하게 묘사한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마크 메도프는 미국 일리노이의 마운트 카멜에서 1940년에 출생했다. 메도프의 아버지는 의사이고, 그의 어머니는 심리학자다. 그는 스탠포드 大學, 大學院 출신으로서 뉴멕시코 주립대학 연극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메도프는 다재다능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배우요, 연출가다. 그의 주요 희곡으로는 <도박>, <더 크레머>, <레드 라이여, 언제 돌아오려나?>, <할로윈의 비적> 등이 있다. <도박>과 <레드 라이여......>는 최초에는 오프오프 브로드 웨이에서 상연하여 오프 브로드웨이로 옮겨진 연극이다. 각각 104회 302회의 장기공연을 한 작품들이다. 메도프는 <레드 라이여...>로 인해 화려한 각광을 받았다. 드라마 데스크賞을 비롯하여 최우수 극작가에게 주어지는 오비賞 및 최우수 신인극작가에게 주는 아웃터 크리틱스 서클 존 개스너賞, 최우수 주연 연기상으로 조셉 제퍼슨賞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뉴멕시코 주립대학에서 최고 석학에게 주는 웨스트 하퍼賞까지 수여받아 1974년 한해는 화려한 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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