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상훈 '장난감 병동'

clint 2025. 2. 16. 08:52

 

 

가까운 미래. 토이를 치료하는 장난감 병동. 
10대 소녀의 각별한 친구였던 FR003이 병동을 찾아온다. 

이곳 닥터는 로봇 치료에 권위자이다.
자신에게 탑재된 교감 기능으로 그녀에 깊이 공감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FR003.

엄마와는 이혼한 아빠가 미국에 근무하며 홀로 있는 딸인

수에게 선물한 공감 로봇이다.
극은 낯선 감정에 동요하는 열일곱 소녀 '수', 
한동안 수와 FR003은 서로 공감하며 친해진다.
그러나 학교에서 친구와의 일에 FR003가 개입하면서  
급속하게 냉각된다.
그래서 버림받은 FR003은 외친다.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어?" 

닥터는 FR003의 요청대로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

 

 


미묘하게 변해가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추적하면서, 
모든 것이 프로그램 된 사회에서 인간의 '감정'에 대한 
내밀한 보고서를 제시한다.
꿈을 꾸게 해주는 작품이며 사소함이 가져다주는 슬픔과 깨져버린 
소중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의 말 - 이상훈
'청소년극'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이 작품을 쓰면서 그 단어의 모호함에 맞서기 위해 저의 10대를 떠올려 봅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시절 저는 늘 '나'를 비추어 볼 수 있는 대상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관계의 대상이 나를 가장 닮은 친구에서 다양한 사람들로 옮겨왔지만, 관계는 성인이 된 지금의 저에게도 가장 큰 화두입니다. SF 인공지능 토이가 등장하지만, 장난감 병동이라는 작품에 담고 싶은 것도 인간의 관계 맺기입니다. 장난감 병동이라는 가상의 장소가 그 '진단'과 '회복'을 위해 존재했으면 합니다. 연습을 앞두고, 초고를 쓸 때부터 그려온 이미지를 팀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시각을 넘어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장난감을 희곡 텍스트로 적는 일이 저에게는 작은 실험과 도전이었습니다. 작품 속 소녀가 무대에서 낯선 장난감 FR003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보는 이의 감각과 함께 움직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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