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타데우시 스와보지아네크 '우리 교실'

clint 2023. 10. 24. 11:28

 

타데우시 스와보지아네크의 <우리 교실>은 폴란드를 배경으로 192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가로지르는 같은 반 친구 열 명의 관계, , 역사적 경험을 다룬 이야기다. 스와보지아네크가 창조한 인물들은 모두 독특하지만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으로 관객이 충분히 그럴 만하다 느끼게끔 묘사되어 있다. 또한 수업으로 구분되어 있는 장면나누기와 장면에 따른 공간 분할,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공존 등 다분히 연극만이 갖는 특성이 조화롭게 버무려진 작품이다.

희곡은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이들의 20세기 역사는 민족과 이념 갈등, 독일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의 침탈이 연속된 과정이었다. 또한 2차 세계대전과 그 후 냉전에 따른 국가체제 변화도 겪었다. 이 작품에서 격변의 시대와 마주해 평범한 이웃과 친구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그리고 다시 처지가 뒤바뀌어 서로 증오하는 모습은 우리의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상기시키며 한국 독자, 관객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

 

 

작품 <우리 교실>은 폭넓은 시각으로 인간 본질과 정치, 사회, 역사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로서의 포털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식민지배와 독립, 양차 세계대전과 민족 갈등, 나치 침략과 소비에트 연방으로의 편입, 냉전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하고 굴곡진 삶을 살아간다.

친구 사이였던 열 명의 어린 학생들은 좋아했던 이와의 사랑과 배신을 겪으며, 격랑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몇몇은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고, 몇몇은 타인의 고통에 눈을 감으며, 몇몇은 살아남아 복수를 감행한다. 이렇듯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사이였던 등장인물들의 공존과 연대는 증오로 변한다. 그리고 증오는 새로운 증오를 낳고 이들을 묶고 있는 유대는 갈기갈기 찢어진다. 세계적으로 신민족주의와 신냉전이 발현되고 거대한 패권주의가 도래한 지금, <우리 교실>은 이처럼 야만의 역사를 겪은 허구적 인물들의 삶의 궤적을 통해 역사와 인간, 휴머니즘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며 무엇이 우리를 사람 답게 살아가게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우리 교실>은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면서 시공을 가로질러 삶과 역사를 재현한다. 때로는 내레이션이 배역을 넘나들며 강력한 서사를 전한다. 무대 또한 책상과 걸상의 재배치로 공간 변화를 암시하며 80여 년에 이르는 시공간 속 인물들을 불러낸다. 폴란드 극작가 타데우시 슬라보지아네크의 대표작이다. 폴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함께 자란 열 명의 동급생들이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갈등하고 화해하고 복수하고 용서하게 되는 이야기를 14개 에피소드로 엮은 작품이다. 초연 이후 영국국립극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미국, 캐나다, 브라질,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스웨덴, 체코, 리투아니아,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고 있다. 2010년 폴란드 대표 문학상인 “나이키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상이 희곡에 수여된 것은 제정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우리 교실>은 폴란드 초연 이후 영국국립극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미국, 캐나다, 브라질,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스웨덴, 체코, 리투아니아,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어 찬사를 받았다.

“증오, 학살, 유령, 기억에 관한 강력하고 도전적인 연극" -The Washington Post

"센세이셔널한 위엄" -The Guardian

"놓쳐서는 안 될, 격렬한 에너지와 앙상블의 쇼" - Chicago Tribune

2009년 유럽극장연합(European Theatre Convention) 선정 최고의 현대 유럽 연극, 2010년 폴란드 최고 문학상 (NIKE), 2013년 리투아니아 연극상(National Theatre Award)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폴란드 극작가, 연극 연출가, 연극 제작자다. 그가 쓴 작품들이 유럽과 세계 연극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우리 교실〉로 폴란드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이키문학상’을 수상했다. 야기엘론스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바르샤바, 크라쿠프, 우츠, 포즈난, 그단스크, 탈리슈, 비아위스토크 극장에서 활동 중이다. 비에르샬린 극장을 1991년에 공동 창립했다. 희곡 〈니콜라이 2세〉(1985), 〈시민 레콜시에슈〉(1986), 〈둥근 완두콩〉(1990), 〈빈대의 수면〉(2001), 〈예언자의 죽음〉(2011) 등을 썼다.

(Tadeusz Słobodzian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