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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파라다이스'

clint 2023. 8. 10. 21:44

 

 

책의 원래 제목은 Paradis sur Mesure로서 그대로 번역하면 "맞춤형 천국"이라는 뜻이다.

파라다이스는 베르베르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한 기상천외한 미래, 

그리고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 속에서 나온 역설 가득한 과거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파라다이스에 수록된 17편의 독립적인 이야기들은  있을 법한 미래 혹은 

있을 법한 과거라는 꼬리표를 달고 엇갈려 등장한다.

미래 이야기들은 '만약...' 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상상으로 축조된 인류의 미래다. 

담배 한 대만 피워도 사형을 면치 못하는 무자비한 환경 독재 사회(환경 파괴범은 모두 교수형), 

여자들만 남고 남자들은 전설이 되어 버린 세계(내일 여자들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금지된 세상(영화의 거장), 출처를 알 수 없는 농담의 발원지를 끝까지 추적하는

한 코미디언의 모험(농담이 태어나는 곳)…… 

베르베르 아니면 발상해 내기 어려운 미래의 상상이 펼쳐진다.

 

과거 이야기들에서는 작가 자신의 개인적 추억을 상당히 대담한 부분까지 공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베르베르가 전혀 다루지 않았던 영역인 데다, 완전 구어체 1인칭 서술 등 기법 면에서도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어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불행을 향해 달려가는 기묘한 정신세계를 가진 한 여성과의 연애(남을 망치는 참새), 

지방 신문의 연수 기자 시절 살인사건을 취재하며 겪은 황당한 해프닝(안개 속의 살인), 

백인 고기는 맛이 없어 먹지 않는 식인 부족과 안전하게 생활하며

아프리카 마냥개미 관찰에 목숨을 건 체험(대지의 이빨), 최면을 통한 전생 퇴행으로 

기억해 낸 12천 년 전 자신의 사랑 이야기(아틀란티스의 사랑) 등이 소설로 재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과거를 쓴 이유에 대해서 작가는 머리말에서 그 일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썼다. 

미래를 보면 볼수록 나 자신의 과거가 증발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