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바이올라 M. 라구소 '메데이아와 이아손: 마녀 연인'

clint 2023. 3. 15. 11:43

 

이아손은 본래 이올코스의 왕자였다. 이아손의 아버지 아이손이 의붓형제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빼앗기며 이아손은 위기에 처한다. 아이손은 아들이 펠리아스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하여 반인반마 켄타우로스족의 현자인 케이론에게 이아손을 맡겼다. 이아손은 “내가 빼앗간 자리를 반드시 되찾아야한다. 이올코스이 왕이 될 사람은 너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자신의 운명이자 신이 맡긴 사명으로 여기며 자랐다. 이아손에게 아버지로부터 주입받은 ‘권력을 찾아야한다는 욕망’은, 곧 이아손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이아손은 왕위를 되찾러 이올코스로 돌아오는 길에 인간 노파로 변신했던 여신 헤라를 우연히 만나 도와준 일로 그녀의 마음을 얻게된다. 제우스의 아내이자 권력의 여신 헤라는 이아손의 수호신이 된다. 이아손은 펠리아스를 만나 왕위 반환과 아버지의 석방을 요구한다. 펠리아스는 그 조언으로 수호성물인 콜키스의 황금양털을 가져오라는 과제를 제시한다. 이올코스에서 콜키스까지는 흑해를 끼고 2천킬로미터가 넘는 먼 항로에, 무시무시한 용이 황금양털을 지키고 있는 관문을 넘어야했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 속셈이었지만 이아손을 이를 알고도 제안을 수락한다. 이아손은 아르고호라는 거대한 배에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아스클레피오스 등의 그리스의 여러 영웅들을 모아 원정대를 결성한다. 이아손의 원정대는 갖은 역경과 고난을 딛고 마침내 오늘날의 조지아의 항구도시 바투미 지역에 해당하는 콜키스에 도착한다.

 

아르고호 원정대

 

콜키스의 왕인 아이에테스는 바로 메데이아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아이에테스는 황금양털을 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온갖 불가능한 미션들을 요구하며 이아손을 절망하게 했다.
이아손의 수호신 헤라는 한 가지 꾀를 낸다. 사랑의 신 에로스를 통하여 사랑의 화살을 메데이아에게 쏘아서 이아손과 사랑에 빠지게 한 것. 이아손에게 흠뻑 빠진 메데이아는 황금양털을 구하는 것을 돕는 조건으로 자신을 아내로 맞이할 것을 신에게 맹세하라고 제안한다. 절망에 빠져있던 이아손에게 메데이아는 유일한 구원의 손길이나 마찬가지였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황금양털을 얻는데 성공했고 그녀를 데리고 함께 귀국길에 오른다. 

 

메데이아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이아손



그러나 이후 모든 불행의 시작은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잘못된 만남에서 비롯된다. 이아손은 황금양털을 갖고 이올코스로 귀환했지만 펠리아스는 약속을 깨고 왕위를 돌려주는 것을 거부하고 이아손을 핍박한다. 이에 다시 메데이아가 나서서 펠리아스의 딸들을 부추겨 마법의 약으로 아버지를 젊게 만들어주겠다고 속여서 아버지를 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왕이 되고 싶었던 이아손은 그런 메데이아의 행동을 방관했다. 하지만 이아손은 끝내 왕이 되지못했다. 권력욕에 지배된 이아손, 그런 이아손의 사랑을 차지하려는 소유욕에 지배된 메데이아는 이올코스인들의 반감을 사서 결국 추방당하고 만다. 메데이아와 이아손은 고향을 떠나 코린토스에서 정착하여 두 아이를 낳고 살았다. 그런데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은 유부남인 이아손을 자신의 딸 글라우케와 결혼시켜 사위로 삼아 왕국의 후계자로 만들려고 한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거절해야하지만 크레온에 제안에 솔깃한 이아손은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메데이아는 당연히 크게 분노하며 “불의한 일을 저지르면서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는 자는 누구든 큰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며 남편의 배신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권력을 차지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이아손은 자신의 선택이 가족을 위해서도 불가피했다고 변명했다. 메데이아의 능력을 잘알고 있던 크레온왕은 행어 자신의 딸에 보복이 미칠까 두려워한 크레온은 메데이아와 두 아이를 추방하려고 했다.  
곤경에 몰린 메데이아는 자신은 떠날 것이며 심지어 아이들을 공주에게 부탁하고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엄마로서 자식을 위하여 희생하고 남편에 대한 복수도 포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정작 메데이아의 잔인한 복수를 위한 서막에 불과했다. 메데이아가 공주에게 선물한 옷에는 마법의 약이 발라져있었다. 공주는 독에 중독되었고 머리는 유혈과 불길에 휩싸이며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딸을 구하려던 크레온 왕도 공주의 손을 잡자 같이 불길에 휩싸이며 최후를 맞이했다. 메데이아의 마지막 복수 대상은 놀랍게도 이아손과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였다. 메데이아는 자신의 배로 낳은 두 아이를 살해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복수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런데 메데이아가 아들을 죽였다는 내용은 사실 에우리피데스가 창작한 내용으로 원래의 신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아손 역시 얼마가지않아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메데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