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한진오 '선물, 이제 와서'

clint 2023. 2. 3. 18:42

 

 

작품은수영이란 인물의 50대와 80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2인극이다. 말괄량이 여고생이었고 남들이 하는 결혼도 했지만, 아버지가 남긴 마음 상처는 주인공을 오랫동안 괴롭힌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 , 스스로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중의 사람은 현재와 미래가 만난 동일 인물이며 주변의 서브캐릭터들도 떡집과 할망이 지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존재들이다. 어쩌면 그들의 꿈은 사회로부터 결정지어진 아닌 마음의 심연 깊은 곳에 잠복한 진짜라는 존재의 모습일지도 모르며떡집과 할망은 제각기진짜 라는 존재를 찾는 여정을 꿈꾼다. 떡집은 자신을 찾아 떠나려고 마음을 다잡는 중이고, 할망은 자신을 찾아 여행을 시작했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모르는 그런 여행이라고.

제주도에서는 사람이 죽었을 때 망자를 천도하는 굿을 치르는데 장례식의 끝에 치르는 '귀양풀이'와 삼년상을 마친 뒤 치르는 '시왕맞이'가 있다. 「선물, 이제 와서」에는 친구의 장례식과 아버지의 임종 등의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럴 경우에는 귀양풀이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망자를 천도할 때면 반드시 저승차사를 모셔들어 망자를 잘 인도해주십사하는 '차사영맞이'란 과정을 진행한다. 망자는 저승으로 떠나기에 앞서 생전에 회한이 맺힌 장소를 둘러본 뒤 떠난다고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할망'이 저승으로 떠나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이별 여행을 한다. 저승차사를 모시는 곳에 앞서서 이승의 회한을 스스로 풀어낼 작정이었던 셈이다. 아마도 이 작품이 완결된 이후 할망은 저승차사를 만났을 것이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영영 떠났을 것이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사람은 오직 2명뿐이다. 배우는 50대에는 떡집 사장, 80대에는 그저 할망으로 불리는수영 각각 연기한다. 동시에 여러 명의 등장인물도 함께 소화한다.
한때는 소녀였고, 수줍은 같은 여인이었으며, 어느새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의 과거·현재· 미래를 통해, 관객들은 잊었던 그리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을 있다. 찰진 수다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있는 매력도 있다.

 

 

작가의 글 - 한진오

극의 시공간적 배경인 시장판은 많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수많은 사연과 감정이 뒤섞이는 곳이지만 일순간 오로지 생물학적 생존의 각축장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생존' '존재'가 헛갈리는 현대사회의 정점에 선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일까? 떡집과 할망은 제각기 '진짜 나'라는 존재를 찾는 여정을 꾀하고 있다. 떡집은 자신을 찾아 떠나려고 마음을 다잡는 중이고, 할망은 자신을 찾아 여행을 시작했다. 다른 듯 같은 목적으로 자신의 실존을 찾아 나선 두 사람의 여정은 소원나무 앞에서 비로소 하나가 된다.

이 극은 두 사람의 배우가 중심 인물인 떡집과 할망 역할을 하며 다양한 서브 캐릭터를 소화하는 일인 다 역의 작품이 다. 극중의 떡집과 할망은 현재와 미래가 만난 동일 인물이며 어떻게 보면 많은 서브 캐릭터들도 떡집과 할망이 지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존재들이다. 그 다양한 존재들 모두 자그마한 소원부터 커다란 꿈까지 가슴에 무언가를 품고 산다. 언젠가 이루고 싶지만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난 꿈, 어쩌면 그들의 꿈은 사회로부터 결정지어진 ''가 아닌 마음의 심연 깊은 곳에 잠복한 진짜 ''라는 존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작가 한진오

신화 연구자로서 빼어난 솜씨, 입담을 자랑하는 씨는 지난 2005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龜里겉보리농사일소리> 대통령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있다. 2011 토크멘터리 드라마 3부작 <유배> 한국방송대상 지역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밖에 모노드라마 <이녁>, 창작오페라 <광해 빛의 바다로 가다>, <4월굿 꽃사월 순임이>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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