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clint 2023. 1. 6. 18:34

 

미국 조지아 주의 어느 작고 쓸쓸한 마을에, 아버지의 사료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가 있다. 어밀리어는 사팔뜨기이며 180센티 장신으로 건장하고, 웬만한 남자 이상으로 힘이 세다. 그녀는 모두에게 인색하며,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오로지 ‘그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 때’뿐이다. 어밀리어를 아는 누구도 그녀가 사랑을 알게 될 줄 몰랐다. 어밀리어는 일생에 단 한 번,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었던 괴물 같은 남자 ‘마빈 메이시’와 결혼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결혼생활은 일주일 만에 끝이 나고 말았다. 그 후 마빈 메이시는 어밀리어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갈며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밀리어는 그녀 앞에 우연히 나타난 꼽추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의 감정 앞에 그녀는 모든 것을 헌신한다. 어밀리어는 꼽추 라이먼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서서히 변해간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꼽추 라이먼을 위해 카페를 정식으로 열고, 사랑을 알게 된 그녀와 ‘카페’를 중심으로, 생기 없던 마을도 어밀리어도 ‘사람다운 냄새’를 풍기며 변한다. 그렇게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앞에 마빈 메이시가 나타나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라이먼은 ‘베일에 싸인 남자 마빈 메이시’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마빈 메이시가 꼽추 라이먼과 자신을 갈라놓을까 두려워진 어밀리어는 마빈 메이시를 경계한다. 삼각관계로 뒤엉켜 자신만의 사랑을 격렬하고 처절히 갈구하는 이 사랑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연극, 영화로도 공연, 상영된 작품

 

카슨 매컬러스는 23세의 나이에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라는 작품을 발표하며 내용과 완성도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프랑스의 문호 앙드레 지드에게 ‘미국 문단의 기적’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 중 최고 걸작이라 꼽히는 『슬픈 카페의 노래』는 미국 남부 조지아 주의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신체적 혹은 성격적으로 ‘이상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사랑하는 기이한 사랑의 삼각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인간의 오랜 화두인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이 작품은 타인에 대한 격렬한 욕망과 사랑의 끝에 결국은 철저히 혼자 남게 된다는 관념의 모순을 매컬러스만의 사랑론인 ‘사랑은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며, 결국 고통을 수반하고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절제된 문장과 뛰어난 구성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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