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부가 매우 흥미롭다. 주인공 노라는 자살한 듯 하다. 자살하기 몇 년 전, 몇 시간 전, 이런 식으로 시작, 결국 자살하고 눈을 떠보니 자정 도서관(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 와 있던 것. 주인공 노라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사서 아줌마의 가이드에 따라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 다양한 인생을 경험한다. 노라는 이런 게 의미 없고 빨리 죽음 세계로 가고 싶어 했으나 하나하나씩 여러 가지 다른 인생들을 경험하다가 북극에서 빙하과학자로 사는 인생의 경험에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깨닫게 되고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자신과 같이 죽음의 문턱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온 어떤 남자를 알게 되는데 그 남자는 이미 오랫동안 과거의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고 있단다. 노라는 댄과 결혼하고 꿈꾸던 펍을 차려 운영하는 삶에도 가고, 수영선수로 성공해 유명인사가 되어 강연하는 삶에도 가게 되고 빙하학자가 되어 북극에 사는 삶에도 가고, 음악 밴드로도 성공해 콘서트를 하는 삶에도 간다. 그런데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들이 무대 강연 바로 직전이나, 콘서트홀에서 앵콜 송을 막 불러야 하는 상황들이다. 아니면 잘 모르는 사람과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상황입니다. 신기하게도 노라는 그런 순간들마다 매우 유창하게 대응한다. 적절하고 빠르게 판단을 잘해서 콘서트 홀에서 앵콜송도 부르고, 강연장에서 강연도 멋지게 한다. 노라의 현실에서는 직장에서 짤리고 기르던 고양이가 죽고 엄마, 아빠 둘 다 돌아가시고 아무런 삶의 의미가 없어 자살했는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체험해본 노라의 다른 삶들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특이하다. 심지어 유명한 가수가 되어 엄청 유명한 배우와 사귀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빠가 살아있어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삶에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마냥 행복할 것 같던 성공한 삶에서는 늘 가족이나 친구, 애인을 잃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정말 딱 원하는 삶을 찾았는데, 그 삶 속에도 결국 누군가의 불행을 마주치게 되어 결국은 다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돌아오게 된다. 결말은 현실로 다시 돌아와 살아나게 되고 자정 도서관에서 체험했던 여러 삶들을 교훈 삼아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

20대에 심한 우울증을 겪은 이후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에 기발한 상상력, 유머와 위트를 더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2020년 8월 출간 이후 영국에서만 7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아마존, 《뉴욕타임스》 장기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단다.
내가 하지 않았던 선택들을 후회하기는 쉽다.
그때 그 사람을 잡았더라면...
그때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더라면...
그때 그 기회를 잡았더라면...
내가 절망이라는 늪에 빠졌을 때 후회는 나를 더욱 그 안으로 끌어당긴다.
평소에는 하지 않았을 후회들도 우울감과 절망감이 찾아올 때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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