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하창길 '옥상에서'

clint 2022. 1. 24. 10:20

 

198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 아파트 옥상에 한 노인이 있다.

여기저기 흩어진 소주, 버너, 냄비, 라면 등이 보인다. 노숙자인가 하는 느낌이다.

잠시 후, 경비인 듯한 젊은이가 플래시를 들고 등장하고 쫓아내려하다,

젊은이는 그 노인이 누군지 알아본다. 얼마 전까지 이곳에서 경비를 맡았던 분이다

노인은 이곳에서 젊은이의 친구가 추락사로 죽은 책임으로 파면된 것이다.

노인은 젊은이를 불러 같이 소주를 마신다.

라면을 끓여 안주삼아 친구의 죽음을 같이 괴로워하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노인은 자신이 그 젊은 친구를 죽였다고 하며 자신의 얘기를 한다.

홀홀단신인 노인은 이 옥상에서 별을 보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게 낙인데,

젊은 친구에게 자신이 모은 돈을 모두 줄 테니 자신의 장례나 조촐하게 치러달라고 부탁했단다,

그러나 친구는 돈만 욕심내서 그렇게 됐단다.

그리고 젊은이에게 똑같은 부탁을 한다.

 

 

하창길

 

작품 평 - 윤대성

서울신문 당선작인 하창길의 옥상에서는 무대 설정과 인물의 대비, 전개되는 대사 모두 자연스러운 작품이다. 특히 이 작가는 관념적이거나 멋을 부린 그런 대사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도 연극의 주제를 충분히 전달하는 구사력을 지니고 있다. 드라마가 결론으로 치닫는 구성면에서도 전혀 무리하지 않게 끌고 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침없이 보아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은 후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장인물들의 비밀이 벗겨진 후의 갈등이 너무나 쉽게 풀어지고 또 결말도 예상대로 안이하게 빨리 처리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좀 더 치열한 심리묘사와 격렬한 몸부림이 있어 한번쯤 더 반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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