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전국연극제 공식 참가작품으로 극단 세미가 초연 공연함. 우수작품상 수상함. 차범석의 이 작품은 부동산 토지 사기사건과 같은 희한한 각이 가능한 오늘의 황금만능 적 세태를 꼬집은 시사 가정극이다. 극은 청계마을이라는 어느 두메마을의 한 가정을 무대로 하는데, 그 마을이 댐 공사로 인하여 곧 수몰지구가 될 거라는 정보를 장남 영국이 가져오면서 가족들이 고향을 지키자는 쪽과 소문이 퍼지기 전에 팔아서 실리를 챙기자는 현실파로 갈라진다. 결국은 막내아들 정국이 정보의 사기성을 밝혀냄으로써 고향을 지키게 되는 해피엔딩이다. 충청도의 청계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사라져가는 고향마을을 통해 생명의 근원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의 초점은 이야기의 전달에 있다기보다는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가족들이 노정하는 추악한 물질주의를 고발하는 데 있다.
첫째, 아버지와 장남이 충돌하면서 극이 비로소 발전하게 되는데 이 공격점에 이르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거의 20분이나 되었다. 게다가 극이 분명하게 복잡화 과정에 진입한 뒤에도 연극적으로 별달리 흥미롭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극의 흐름을 정체시켰다. 결과적으로 인물간의 갈등이 점층적으로 축조되지 못했다. 둘째, 인물창조가 도식과 표피에 그쳤다. 교훈극의 묘미는 인물들의 선악이 분명한 경계를 긋지 않고 혼재되어서 설령 악 쪽에 기운 인물로부터도 얼마만큼의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데서 찾아질 텐데, 이 극에서는 장남과 차남 상국 및 그 부인들 이 단세포적인 물질주의자들로밖에 그려지지 않아 관객이 어느 편에 서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따라서 극의 결말도 너무나 자명해 보였다. 어머니역의 박승태가 상투적 연기의 유혹을 물리치고 주어진 환경에 충실, 강한 주의집중과 분명한 목표설정으로 인상적인 역 창조를 보여주었다.

작가의 글
이 작품은 충청도 어느 두메에 있는 세칭 청계마을을 무대로 한 가정 극이다.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장씨 일가에 느닷없이 이 지역이 땜공사에 의해 머지않아 수몰지구가 될 거라는 정보가 전해지면서 작은 파문이 일게 된다. 다시말해서 고향을 지키자는 수구파와 그 소문이 퍼지기 전에 유리한 가격으로 재산처분을 하여 도시로 떠나자는 의견이 맞선다. 뿐만아니라 그것은 어디 까지나 실리를 따지는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찌드는 추악한 형태로 나타남으로써 가장(아버지)을 번민속으로 몰아넣는 지경에 이른다. 물론 그 결말은 고향을 지키려는 막내아들의 집요한 노력으로 다시 옛날 그대로의 고향을 지키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오는 인간의 이기주의가 바로 이 작품의 골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사실주의의 정공법을 구사하되 진솔하고도 끈끈한 흙냄새가 무대에 가득 차도록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인물의 성격에서도 유형성에서 탈피하여 하나의 개성의 창조를 위해 보다 치밀하고 내면적인 착암 작용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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