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르쉬 카나드(1938∼ )의 〈나가만달라〉는 인도의 대표적인 현대 희곡이다.
‘나가만달라란 ‘코브라 이야기’라는 뜻이다 옛날 인도에서 저녁때 불가에 모인 여자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서 소재를 따왔다는 이 극은 마치 천일야화에 나오는 세헤라자데처럼 이야기 아니면 죽음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세계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서막에서 제시되는 “난 이 몇 시간 안에 죽을 겁니다.” 라는 남자의 도발적인 선언은 이 극의 운명이 곧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전적으로 달려있음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이 극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 극은 죽을 위기에 처한 남자를 구해내기 위한 방편으로 라니와 코브라의 사랑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이야기’, ‘불꽃’, ‘코브라’ 등이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이 극의 묘미는 만유가 곧 자아라는 불교적 세계관이나 진실과 거짓, 닫힘과 열림, 빛과 어둠 등으로 대별되는 상징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 극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인물들을 재치 있게 묘사하고 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극의 운영에 대해 극중 인물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선택해 나간다는 사실에 있다. 그리하여 이 극은 연극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응답까지도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일 이 극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코브라의 징그러움에 어깨를 움츠린다면 그건 이 극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카파나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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