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권호웅 '낙하산'

clint 2018. 4. 23. 11:53

 

 

한국 아파트 천사백 몇호에 이정과 친구 날라리가 빈집을 털러 들어온다. 날라리들이 돼지 저금통을 훔쳐서 술을 뽀리러 간 사이 애기 한남이 두남이 쌍둥이를 안고 부부 도둑단이 그 집에 들게 된다.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행상을 하던 부부는 와이프 어머니 병수발로 전세금을 날리고 빈집을 털러 오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숨겨두었던 금고를 발견하는데...감격해하던 부부.. 정이 넘쳐 화끈한 베드신으로 넘어가는데;;;  날라리 두 친구가 다시 들어온다. 급한 부부는 옷을 주워 입으며 베란다에 숨는데... 자기네들이 없던 사이 금고가 드러난 것을 보게 되고 이정은 칠칠 금고 수리공을 전화로 부른다.
그러다가 애기는 베란다에서 울고... 이정과 친구는 문득 자기네들이 없던 사이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둘은 마주치자 당황해하며 서로 주인인 줄 알고 코믹한 상황이 벌어진다 금고 수리공 서초구씨가 와서 금고를 열어준다.
그러자 부부와 날라리들은 서로 돈을 갖겠다고 싸우지만.. 이때 왠 노부부가 들어와 둘은 다시 베란다에로 숨는다. 하지만 급한 나머지... 부부도둑단의 아빠는 돈대신 한남이를 금고에 넣고 마는데. 어쩐지 수상한 노부부... 할머니는 전쟁통에 몸을 팔기 시작해 말년에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아픈 몸이 되었고 할아버지는 이런 처녀 때의 할머니를 술집에서 구해보겠다고 전당포를 털다가 30년간 감옥 생활을 한 아픈 세월이 있다. 마침내 만나 사랑을 하게 된 노부부... 하지만 뭔가 수상하다
한 집안에 들이닥친 여섯 명의 도둑.. 과연 이 모두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들은 서로를 주인으로 오해하는 등 해프닝을 벌이다 집주인이 거액의 생명보험에 든 뒤 교통사고로 숨졌으며 주인의 큰아버지와 동명이인인 오철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은행원이던 집주인은 고객의 돈으로 증권투자를 하다 망했으며 이 때문에 보험금을 노리고 자살한 것이 밝혀지게 되고 결국 도둑들은 이 집에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 가족애를 느낀다는 해피앤딩의 줄거리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경제적 위기가 어느 정도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실업률은 200만을 육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한 시대의 좌표는 역사적인 사건과 더불어 그 시대를 사는, 시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반 서민들 각자의 삶 속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작품 ‘낙하산’은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이 험난한 시대를 살며, 그로 인해 생존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추락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핵가족으로 분화되어 나오면서 해체된 가족과, 공동체 의식을 잃어버린 이웃들, 그들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일견 능률적이고 합리적인 것같아 보이는 개인적 가치들이 동시대적 위기 아래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가차없이 무너지는가 하는 것을 찬찬히 살펴보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위기 속에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제적 위기가 불러온 엄청난 파도가 아직도 그 위세를 떨치고 있음에도 벌써 난파선처럼 침몰해 버린 수많은 개인과 가족들은 무엇을 반증하고 있는가. 그들은 아마도 우리 사회의 형편없는 공동체 의식과 속물적 개인주의의 폐해를 역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품 낙하산은 그것에 대한 자성의 질문이 될 것이다.

 

 

 

 

 

빈 아파트에 세 쌍의 도둑이 든다. 백일파티를 위해 빈집을 노린 철없는 10대 도둑 일두와 이정. 집도 절도 없으면서 쌍둥이까지 둔 어설픈 30대 도둑 삼식과 사연. 교도소를 출소하고 다시 만난 60대의 간암 말기 도둑 오철과 육례. 그들은 서로를 집주인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파렴치범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빈집을 털러 온 도둑 세쌍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통해 민중의 피폐했던 삶과 사회 공동체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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