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에 사는 이생이라는 총각이 학당에 다니다가 노변에 있는 양반집의 딸인
최랑을 알게 되어 밤마다 그 집 담을 넘어 다니며 밀애를 계속하였다.
아들의 행실을 눈치 챈 이생의 부모는 이생을 지베 가둔다.
둘은 서로 만나지 못해 애태우다가 급기야 최랑이 상사병에 걸리고,
이에 최랑의 부모가 이생의 집안에 중매를 넣게 되었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반대하던
이생의 부모는 최랑의 굳은 애정과 노력에 결국 두 사람의 혼인을 승낙하였다.
이생이 과거에 급제하고 행복이 절정에 달하였으나 홍건적의 난으로 양가 가족이 모두
죽고 이생만이 홀로 살아남게 되었다. 슬픔에 잠겨 지내던 이생의 앞에 최랑 나타난다.
이생은 그가 이미 죽은 사람인 줄 알면서도 열렬히 사랑하는 나머지 반갑게 맞아
수년간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최랑은 이승의 인연이 끝났다며 사라지고,
이생 역시 최랑의 뼈를 찾아 묻어준 뒤에 하루같이 그리워하다가 병을 얻어 죽는다.

정가(正歌)는 가곡, 가사, 시조를 아울러 일컫는 명칭으로, 조선 선비들이 인격수양의
수단으로 불려지거나 감상용 음악으로 애호되었던 성악곡이다.
민중들 사이에 애창되던 민요에 비해 느리고 감정표현이 엄격히 절제돼 느림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으로, ‘정가극’이라는 새로운 장르 개척을 시도했다.
정가극 '영원한 사랑-이생규장전'은 국립국악원만의 특성 있는 브랜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수정 ·보완했다.
이 공연은 김시습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 '이생규장전'에 담긴 죽음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정가의 아정한 목소리로 엮어낸 작품이다.

고려 말, 이생과 최랑이 첫눈에 반해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최랑의 정혼자였던 박풍은 이를 질투해 악한 마음을 품고 홍건적을 끌어들여
혼란을 일으키고 최랑을 얻고자 한다. 결국 홍건적의 난으로 인해 양가 부모님과 최랑을
잃고 이생은 홀로 남게 되고, 홀로 남은 이생은 최랑을 그리워하고 이승에서 못 다 이룬
이생과 최랑의 애절한 사랑에 하늘이 감동해 이들은 다시 연을 맺지만 3년이라는 시간만
주어지게 된다. 3년이 지나고 그들은 영원한 이별이 아닌 사랑을 약속하며 막을 내린다.
이 공연의 김석만 연출, 황의종 교수가 음악 및 편곡, 신세대 작곡가 안현정이 작곡을,
이희준 교수가 대본을 구성했다. 김석만 연출은 판타지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원작을
바탕으로 현대 기술의 디지털 영상 기법을 통해 입체적 효과를 살려 현실감 있게 무대를
구성했다.

원작은 조선 초기에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한문소설이다. 원본은 전하지 않고 일본 동경에서 목판본으로 간행된 작자의 소설집 <금오신화>에 실려 있다. 국내의 것으로는 김집의 수택본 한문소설집에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와 더불어 필사된 것이 있다. 이 작품은 전반부에서는 살아 있는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산 남자와 죽은 여자의 사랑을 다룬 애정소설이다. 특히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을 주목해 명혼소설(冥婚小說)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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