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예기 '하우하우'

clint 2026. 3. 27. 10:18

 

 

태조 1년. 나라의 이름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자, 고려의 실세들은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고려 때 지방의 세력가였던 '부식'과 '충헌'은 고려의 부흥을 
꾀하지만, ‘부식'의 집안 재산관리를 하던 '집사'의 배신으로 인해 고려 부흥에 
실패하고 관군에 몰살당하고 만다. '충헌'의 딸 '연이'와 혼례를 며칠 앞둔 '부식'의 
아들 '부경'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집안 사병대장 '비수'와 성주산으로 들어가 
아버지 '부식'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 고려부흥군 대장이 된다. 
집사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긴 부경 일행은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우고개를 
넘나드는 상단들에게 통행세를 걷어 부대를 유지한다.
한편, '집사'에게 납치되어 행방이 묘연해진 '연이'는 온갖 괴롭힘을 당하며 
'집사'의 노리개가 되어 살아간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연이'는 집사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집사의 노름빚으로 인해 다시 한번 기생집으로 팔려가게 된다.
평소 '부경'의 우유부단함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비수'는 거사 강행을 강권하지만, 
때마침 연합하기로 한 타지역의 부대가 조선관군에 의해 기멸당하거나 거사를 
포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적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를 말리던 부경은 비수에게 
눈을 잃고 산채에서 쫓겨나고, 맹인이 된 '부경'은 '연이'를 찾아 조선팔도를 
유랑하게 되는데...



태조 1년 조선 건국 직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고려왕조의 유민들이 
고려의 부흥을 위해 산에 은거하며, 무예를 단련하는 한편 백방으로 자금을 모아 
왕조복원에 힘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고려복원은 한낱 꿈임을 
알게 되고, 그들은 무리를 지어 하우고개를 넘어가는 행상의 짐을 터는 산 도적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행상은 산 도적이나, 맹수가 있건 없건, 부모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하우고개를 넘어야 하는 사연이 펼쳐진다. 
이 작품은 어느 장날에 맹인과 그의 길잡이 여자 아이가 등장해, 옛날이야기를
해주고 재미없으면 돈을 안 받는다고 공언하며 시작되며
끝날 때에는 그 이야기를 듣던 장날 손님들의 환호와 좋은 얘기를 들었다며
다들 돈을 내는데... 그 맹인이 부경으로 자신의 얘기를 한 것이다.
여자 아이가 부르는 '가시리' 노래는 극중에서 연이가 부르던 노래로
연이의 딸이라는 느낌을 전해주며 끝난다.



2015년 제33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얘기씨어터 컴퍼니의 작품이다. 
(김예기작. 연출) 부천 하우고개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봇짐장수들이 5일장에 
가기 위해 도적이 많고 가파른 하우고개를 헐레벌떡 넘고는 안도의 한숨을 
‘하우, 하우’ 쉬었다는 하우고개의 전설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망국의 슬픔을 딛고, 고려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유민의 의지가 무산되며
고려든 조선이든 정치하는 양반들이 백성을 위한다며 이래저래 세금으로
착취하여 위에 상납하여 튼튼한 자신의 배경을 삼는다는 얘기도 나오며,
고려말 양반이었던 가문의 부경과 연이의 애절한 사랑이 가슴아프게 
'가시리'의 노래에 맺혀 들려온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주희 '어느 날 문을 열고'  (1) 2026.03.28
이현화 '불가불가'  (1) 2026.03.28
이윤택 '혀'  (2) 2026.03.27
윤지영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  (1) 2026.03.26
구두리 '수성다방'  (1)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