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패트릭 마이어스 '마운틴(원제 K2)'

clint 2026. 3. 16. 17:42

 

 

 

친한 친구사이인 테일러와 해럴드는 자주 같이 산에오르는 등산 파트너이다.

테일러는 자기 성취욕에 취해, 해럴드는 평범한 삶을 탈출하는 의미로 산을 오르는데

이들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2명의 대원을 잃은 K2탐사대의 일원이 된다.
장대한 K2 봉을 바라 보며 불굴의 의지로 정상을 정복한 두 사람은 베이스캠프를

향한 하산길에 오르게되는데 그만 해럴드는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는다.

심한 악천후와 깎아지른 듯한 경사로 혼자 버티기도 힘든 상황에서 자신까지 책임지며

내려가려는 테일러를, 해럴드는 죽음을 각오한 채 홀로 내려가도록 설득한다.

 

 

 

두 사내는 이러한 딜레마로부터 필사의 탈출을 기도하면서 각자의 삶을 고백하며 
대조적인 인생관을 보인다. 테일러는 법과 질서를 신봉하는 냉소적 실용주의자이며 

쾌락주의자이다. 그에게 세상은 온갖 범죄로 가득한 시궁창일 뿐이어서 그는 

일회성 여자와의 찰나적이며 동물적인 쾌락만을 추구한다. 

핵물리학자 해롤드는 물리학의 법칙 안에서 하나님을 찾다가 처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속에서 위안을 발견한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세상에 대한 환멸이다. 그래서 둘은 '순수'와 '절대'를 찾아 히말라야의 

고봉으로 도피했던 것이다. 그들은 전혀 합치점이 없는 인생관을 소유하고 있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극한상황이 둘 사이의 연대를 만들어준다. 
결국 헤롤드는 테일러에게 자기를 홀로 남겨 두고 하산하여 살아 남도록 설득한다. 
클라이브 반스가 지적한 대로 해롤드의 이러한 희생적인 사랑 속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한 작가의 희망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았음을 발견한다.

 

 

 

K2는 1983년 3월 30일 뉴욕 브로드웨이에 있는 브록스 에트킨스 극장에서

메리 케이 프랭크와 신시아 우드에 의해 공연되었다. 연출은 테리슈라이버, 

무대장치는 밍초리, 의상은 노엘 보던, 조명은 알랜 리 휴즈 음악은 허만 체시드, 

음향은 데이비드 슈리르만, 조연출은 윌리암 에스모리스가 각각 맡았다. 

출연진은 순서대로 아래와 같다.  

테일러: 제프리 드 문. 

해롤드: 제이 패터슨  

 

 

 

영화 K2로 더 유명한 이 작품은 1978년 미국 최초로 K2 등반에 성공한 짐 위크와이어 변호사와 루이스 하이라르트 교수의 실화를 담은 작품이다. K2는 높이 8,611m로 에베레스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험하기가 에베레스트산보다 더하다고 한다. K2를 등정하면서 생기는 일을 그려낸 내용의 영화는 2000년 작(국내 2001년 개봉) 버티칼리미트도 있다. 이런 산악 작품들은 주로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위험, 해결이 나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한 인간들 사이의 갈등으로 크게 나누어질 수 있겠다.. K2를 오르면서 악천후 속에서 팀원들을 잃으면서 생기는 갈등과 등반을 반대하는 가족과의 이견 등이 보인다. 그런데도 대체 그 험한 산을 왜 오르는 것일까? 대자연에 도전해서 정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패트릭 마이어스 원작을 국내 최초의 산악연극 '마운틴(원제 K2)'이 극단 반도에서
주요철의 연출로 공연되었다. (1990년 3월9일부터 1개월간 실험극장 무대에서 공연) 
세계 제2로 높은 히말라야 K2봉을 오르다 눈사태로 크게 다친 해롤드와 파트너인 
테일러에게 자일을 건네주며 혼자 내려가라고 말한다.
"둘 다 살아 내려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애원하듯 종용하는 해롤드의 휴머니즘과 어떻게라도 함께 내려갈 길을 찾는 
테일러의 알피니즘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극단 '반도'가 초연 공연한 '마운틴'(원제 K2)은 두 대조적인 등반객이 살아 남기 위해 

펼치는 자연과의 처절한 투쟁이라는 강력한 극적 틀 속에 실존주의 철학적이며 

부조리하기까지 한  대단히 심각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1983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되었을 때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작품보다는 대만 출신의 무대미술가 밍초리의 

사실적인 장치에 더 열광했다는 사실이 암시하듯 작품의 주제가 효과적으로 극화되지 못한

결함들을 보인다. 
첫째. 두 등장인물도 우리가 동화될 수 있을 만큼 성격창조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설정에도 어딘가 신빙성이 결여되어 있다. 

둘째, 그 절박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관객의 안타까워함에 역행하면서 그토록 많은 시간을 

지난날에 대한 얘기와 자신에 대한 설명으로 보낸다는 게 자못 위선적이다. 

셋째, 두 사람의 인생철학이 생활언어로 여과되어 있지 않아 대사가 생경하고 억지스럽다.
이 초연 공연은 두 등장인물이 겪는 희망과 좌절. 기쁨과 슬픔, 두려움과 용기 등의 

감정적 변화를 리듬을 잘 살려내어 표현하고 있지만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장단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배우 김명천 (테일러)과 이기열 (헤롤드)이 죽고 사는 문제와

씨름할 때는 산악인 남선우한테서 받은 실제등반훈련과 꼼꼼히 준비한 등산장비들과 

그 정확한 사용법을 바탕으로 믿음이 가는 役 창조가 이루어졌다가도 이들이 철학할 

때는 연기가 내면적으로 생활화되지 못하여 진실 감각이 자주 깨진다. 

연출자와 배우들이 실감나는 산악 행위와 기술을 보여주는데 치중해서 파카 속에 

감추어진 그들의 영혼을 드러내는 일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듯한 느낌이다. 

김효선의 무대장치는 기능적 면에서는 훌륭했으나 자연의 가혹한 위용을 나타내는 데는 

미흡했다. 스펙터클이 중요한 이런 연극에서 음향효과와 조명이 시간과 날씨의 변화, 

신비성 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간조선 1990. 4. 8일자 연극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