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과 기억 속에서 세상의 끝을 바라보는 연인들과 아이들
한 여자가 남자를 만나 사랑을 나누고, 혼자서 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인 여자는 아이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외국으로 떠난다. 아이의 존재를 모르는 남자는 사라져 버린 여자를
마음에 담은 채 살아간다.
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되고, 어느 날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다.
두 사람은 강가에 있는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아이 할머니의 사진, 아이의 몸에난 반점으로 남자는 아이와
자신의 관계를 알게 된다.
숲을 지나 바다의 끝을 찾아가는 남자.
그와 동행하는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남자를 사랑했던
또 다른 여자의 딸이다.

오이디푸스의 내용울 송선호가 현대적으로 재구성, 연출한 작품이다.
기원전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현재의 우리의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의 운명과 현재를 대비시켜 보는 작품으로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와
아들의 비극이라면, 여기서는 아버지와 딸의 비극으로 나온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았던
테바이의 왕이다. 자신의 운명에 맞섰던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나서 두 눈을 찌른 후 길을 떠난다.
사람들은 이 끔찍한 신화에서 단 1초 후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모든 것과 함께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릴 인간의 한계상황을 성찰한다.
이것이 바로 세기말과 마찬가지로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오이디푸스 이야기가 소환되는 이유이다.
<콜로누스 나우>에서는 어머니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와 딸 사이에 관계가 맺어진다.
비극적 결함은 없다. 굳이 죄를 말한다면 그것은 '원죄'에 가깝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자는 콜로누스로 향한다.
그는 그 길에서 천형과 같은 고통을 견뎌야 한다.
그 고통의 끝에 닿았을 때 비로소 삶과 죽음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마지막 길에는 동행자가 있다.
바로 죽는 순간까지 남자를 사랑했던 또 다른 여자의 딸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당혹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 아이는
우리 모두의 '생'과 '사에 보내는 위안의 전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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