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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 '효녀와 괴물'

이상구의 딸 길순은 병든 아버님을 모시고 한벽당 산기슭에 초막 굴속에서 기거하며 약초 캐는 업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간다. 한편 허인석은 나무장사로 겨우 살아가는 가난한 총각이다. 둘의 사이는 서로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가난과 길순부의 병환으로 차일피일 혼인이 늦어진다. 여기에 괴물이 나타나 민가를 괴롭히고 처녀 산제물을 단오날 올리지 않으면 농사를 망쳐버리기 일쑤요, 게다가 괴질병을 퍼뜨려 인명을 앗아감도 비일비재다. 이 괴물은 인간의 눈에 보기에는 장군복장에 투구까지 쓰고 말을 타고 설치는 무시무시한 괴물인데 그 정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오날이 가까워 오메 감영어사또는 제물로 바칠 처녀를 구하려고 애쓴다. 길순은 아버님 병환을 고치기 위하야 몸을 팔아 한벽당 -소에 던져지는 제물로 몸..

한국희곡 2025.10.12

조지 버나드 쇼 '인간과 초인'

화이트필드 경이 죽으면서 딸 앤의 후견인으로 로벅 램즈든과 잭 태너를 지목한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노인 로벅 램즈든은 자유주의자 태너를 못마땅해하지만 앤 화이트필드는 내심으로 태너를 자신의 배우자로 낙점한다. 앤과의 사랑은 물론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를 경멸하는 태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앤은 갖은 방법으로 그를 유혹한다. 태너는 앤에게서 도망치듯 스페인으로 향했다가 숲에서 산적떼를 만나 붙잡히는 신세가 된다. 이어지는 꿈속 장면에서는 돈 주앙과 석상, 석상의 딸 아나가 등장해 선과 악, 천국과 지옥, 천사와 악마를 주제로 격렬히 토론한다. 꿈에서 깬 태너는 극적으로 앤과 재회하고, 앤은 결혼은 물론 아버지가 태너를 후견인으로 지목하도록 한 것까지, 모두가 앤 자신의 의지였음을 밝히며 태너..

외국희곡 2025.10.12

후안 마요르가 '눈송이의 유언'

철학하는 고릴라가 등장한다. ‘눈송이’는 바로 이 고릴라의 이름이다. 이 고릴라 ‘눈송이’와 그를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사육사가 등장한다. 불치병에 걸린 눈송이는 죽음을 앞두고 유언을 남기고자 한다. 사육사가 그를 돕는다. 그런데 이 고릴라의 유언이 무척 철학적이다. 사육사조차 몽테뉴와 몽테스키외를 구분하지 못하는데 눈송이는 몽테뉴의 사상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에 깊이 동조한다. 유언은 죽음에 대한 몽테유의 사유와 그에 대한 눈송이의 공감으로 채워진다. 눈송이는 몽테뉴를 인용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13가지를 댄다."첫째,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대가 꼭꼭 숨어 있을지라도 죽음은 그대가 숨은 곳으로부터 그대를 끌어낼 것이다. 아이스킬로스는 살라미스 해전에서 살아남았지만 독수리가 하늘에서..

외국희곡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