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장소현 '별따기'

clint 2025. 12. 1. 18:39

 

 

α는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청년 엔지니어.
β는 퇴역군인출신이다. 대령에서 불명예제대한 중년.
어느 날 오늘은 맑게 개인 밤하늘과 별을 볼 수 있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별이 잘 보이는 야산에 올라 밤하늘을 보는데, 날씨가 흐려서 별을 못본다.
다음날도 혹시나 하고 밤에 올라온 α. 그러나 오늘 역시 흐리다.
α의 독백을 통해 그가 사랑했던 숙이가 죽어서 하늘의 작은 별이 되었단다. 
그래서 그녀를 그리는 마음으로 여기에 올라오는 것이다.
β도 독백을 통해 그의 별 바라보기를 전한다. 대령에서 별을 달아야할
시점에서 군의관의 소견서가 그를 전역시켰단다. 정신적인 결함이었다.
그래서 하늘의 별을 보며 군생활을 돌아보며 분을 삭이고 별을 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자 희망이 된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계속 만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동정하게 된다.
여기에 어느 날 여자가 나타난다. 어느 날 하늘 나라의 법을 어겨 
땅으로 떨어졌다는 여자. 무슨 법을 어겼냐고 묻는데,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갔다고 벌을 받은 것이고, 자신은 꼭 다시 하늘로 올라가야 한다고 운다.
그들은 하늘에 올라갈 비행선을 만든다. (이 장면은 꿈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말소리와 음향효과, 그리고 실루엣만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날 셋은 그 비행선을 타고 올라가 여자를 그곳에 올려주고
별을 꼭 따서 가겠다는 β에 욕심에 같이 추락하고 만다.

목발을 짚고 다시 야산에 오른 중년과 청년. 그들에게 여자의 소리가 들린다. 

"별은 따는 것이 아니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결국 다시 돌아온 α와 β는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오늘도 별을 바라본다.

별을 세면서 막이 내린다.

 



장소현의 "별따기"는 동화도 아니고 사실극도 아닌 환상극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별에 사연이 많은 청년과 중년 두 사람이
별을 보기 위해 밤에 야산에서 만나 별에 얽힌 자신들의 사연과
함께 하늘에서 추방된 여자를 다시 하늘에 올려다 주는 이야기다.
인간세상의 부조리한 모습도 표현되지만 별을 따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는 의미있는 멘트가 나오고 다시 밤하늘의 별을 보는
청년과 중년은 이제 별세기를 하며 끝나는 작품이다.

 

장소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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