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상우 '늙은 도둑 이야기'

clint 2025. 11. 10. 05:55

 

 

사회보다 형무소에서 더 오랜 세월을 산 도둑1과 도둑2...
청송 감호소에서 특사로 풀려 나오자 말자 엄청난 돈이 숨겨져 있다는 
'그 분'? 의 개인 미술관에 숨어 들어간다.
두 도둑은 미술 작품 중 하나를 금고로 착각하고 모두가 잘 때까지 기다린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짜증을 내며 다투기도 한다. 
결국 참지 못하고 금고를 부수려는 도둑2와 말리는 도둑1은 이성을 잃고 
싸우게 되고 결국 사나운 경비견이 달려든다.
경찰서 취조실에 잡혀온 둘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상우씨가 1989년에 초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심한 늙은 도둑들'이 '있지도 않은 금고'를 털기 위해 

어느 고위층 실력자 소유의 <개인미술관>에 숨어들어갔다가 결국 아무것도 

훔치지 못하고 붙잡혀 경찰서 조사실에서 조사 받는 하루 밤동안과 

다음날 아침까지에 일어난 가상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값비싼 현대 미술 작품들이 가득한 개인 미술관>이라는 가상의 공간과, 

<아무것도 없는 쓰레기 같은 존재인 늙은 도둑들>을 대비시켜, 이 세상의 어긋남과 

서로 소통하지 못함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으로 놀이성를 강조한 풍자극이다. 

 

 

 

도둑의 어눌한 변명과 그 속에 담긴 부패한 권력자를 향한 뼈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회 짬밥보다 형무소 콩밥 먹은 그릇 수가 더 많은 늙수그레한

도둑 2명이 주인공. 초파일 특사로 풀려나오지만 제 버릇 개 못 주고

지체 높은 그분의 음습한 미술관으로 들어가는데, 값비싼 그림을 몰라보고

금고만을 찾아 우왕좌왕하다 결국 경찰서로 다시 잡혀간다.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행위를 꼬치꼬치 캐묻는 수사관에게 둘러대는 이들의

어눌한 변명과 그 속에 담긴 부패한 권력자를 향한 뼈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1989 6공 때 초연된 이래(강신일, 문성근) 문민정부 시절인 1996년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1997년 정은표·박진영·이대연이 출연해 권위주의의 잔재를 꼬집었고, 2025년에도 연극화됐다. 당시 참여정부 출범이라는 정치 상황 속에 무대에 오른 명계남과 박철민은 현란한 애드리브로 다시 한번 세상사를 비틀었다. 시대도 달라졌고 하니 이번에는 사회·정치에 대한 일차원적인 풍자에서 벗어나 좀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부각시킬 태세다.

36년 전 나왔는데 신통하게 선견지명이 있었나 보다. 공교롭게도 배경이 미술관으로 요즘과 딱 맞아 떨어진다. 사회에서보다 형무소에서 더 오랜 세월을 살아온 두 늙은 도둑은 감옥에서 초파일 특사로 풀려 나온 후, 갈 곳도, 먹을 것도 없이 거리를 헤매다가 한탕을 하기 위해 그분의 미술관 내부에 잠입한다. 그분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엄청난 권위를 자랑하는 분으로, 그 집에는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들의 가치를 모르는 두 도둑은 그분의 금고만을 찾는다. 금고를 찾은 두 도둑은 금고를 털며 끊임없이 툭탁거린다. 결국 경비견에게 잡힌 두 늙은 도둑은 경찰서 조사실에서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는다. 있지도 않은 범행 배후와 있을 수도 없는 사상적 배경을 밝혀내려는 수사관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두 늙은 도둑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아무것도 한 일 없는 두 늙은 도둑의 한심하고 막막한 변명이 뒤섞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