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기호 '공중전화'

clint 2025. 6. 17. 16:21

 

 

서울 변두리 동네. 1960년대 후반.
길모퉁이에 조그만 가게가 있고 거기에 공중전화가 있다.
어느 날 저녁, 이 공중전화에 세 남자가 모여든다.
한 남자(청년1)는 전화로 잃어버린 여자를 찾고
또 한 남자(청년2)는 여자의 전화를 기다리고
또 한 남자(사나이)는 전화로 자기를 찾는다.
가게 주인은 주간지를 읽듯 세 남자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그리고 등장한 한 소녀는 아줌마가 애를 낳으려 한다며
전화로 의사를 부르는데... 실수를 저지른다. 
주소를 말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소녀가 급히 가고 난 후라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
산파를 부르려 해도 어디 사는지 모르고,,,
사나이가 말한다. 아마도 소녀가 다시 올 거라고.
그리고 얘기가 이어지는데...
청년1, 2와 사나이가 각자 하는 얘기 속에 여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진다. 
가게주인은 흥미진진하다며 좋아하고...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인 윤기호작 이원경 연출의 <공중전화>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정경을 스케치 풍으로 재치있게 그리면서도 단순한 세태묘사에 빠지지 않고, 여러 상황이 재밌게 맞물려 가는 구성으로 작가의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은 핸드폰 시대이지만 1970년 이전은 공중전화에 줄서서 기다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다. 집에 전화 놓기에 돈이 많이 들고 변두리에는 신청해도 한참 기다려야 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비록 예전 작품이지만 공중전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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