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평원왕은 울보인 평강 공주에게 늘 바보 온달한테나 시집가라 농담한다.
장성한 공주가 무예경합에서 우승한 고대성에게 시집가라는 왕의 명령을 어기고
온달에게 시집가길 청하여 궁에서 쫒겨난다.
온달을 찾아간 공주는 의심하는 온달과 온달모를 설득해 결혼한다.
공주는 살림을 차리고 지혜로써 궁마를 사서 길들이며 온달을 가르친다.
온달은 국중 수렵 모임, 압도적으로 사냥을 해, 장군으로 전쟁에 나아가게 되고
공을 세움으로써 사위로 인정받고 대형의 벼슬을 받는다.
온달이 한수유역 탈환 전쟁에 자진해 나아가 전사한다.
공주가 움직이지 않는 온달의 시신을 달래어 저승세계로 인도한다
온달설화는 온달의 영웅적인 행적을 중심으로 『삼국사기』권 제45열전에 수록되어 전하는 이야기이다. 온달설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주의 출궁과 관련된 전반부의 이야기와 온달이 장수가 되어 나라의 공을 세우는 후반부 이야기가 그것이다. 온달설화는 온달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평강공주의 역할과 비중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온달설화는 그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 현재까지도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온달의 죽음에 대한 확장된 시각과 해석은 평강 중심으로 이야기되어 왔던 기존의 온달설화를 온달의 입장에서 이해하여 숨겨진 의미 차원을 새롭게 수용하였고 온달의 사랑을 강조한 인간성의 승화는 온달설화가 재탄생되는 생명력의 첫 번째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외면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판 평강공주의 모습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바람직한 여성은 무엇이며 그에 대한 가치 인식은 온달설화가 현대에도 끊임없이 수용되어 재탄생되는 생명력의 두 번째 원인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경제적 능력에 기대려고 하는 남성들의 심리를 반영한 신조어 온달콤플렉스는 온달이 공주의 도움으로 영웅으로 성장한다는 온달설화의 모티브를 수용하여 현대를 해석하는 하나의 시각으로서 온달설화의 세 번째 생명력이 되고 있다.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이룩하였다면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동북아 지도를 들여다보는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잠시동안 공상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고구려를 무대로 쓰신 김희창 선생의 <바보와 울보>를 보면 작가의 고구려의 웅대한 비상을 엿볼 수 있다. <바보와 울보>는 바보 온달과 울보 공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무대 위에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이 작품의 외형이요,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작가정신, 역사의식이다. 그것은 '온달은 바보노릇을 해야 했으며, 평강공주는 왜 울보가 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소박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빙산의 일각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이 작품의 바닥을 흐르고 있는 것은 작가의 사랑이다. 우리 민족에 대한, 역사에 대한, 그리고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작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조용히 그러나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연극의 재미를 강요하거나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안달하거나, 멋진 대사로 보는 이를 현혹시키거나. 호화로운 무대로 흥청거리거지 않는다. 이 작품의 주제는 우리 민족의 생명력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연극의 상황과 극중극의 진행과 기악패들의 짓거리가 묘하게 덧붙여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중요 장면이 이들 광대패들에 의해 극중극으로 보여지는데, 이 작품에도 잔물결을 일으킨다.
<바보와 울보>라는 말은 매우 상징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민족은 한이 많았기에 울보로 살았고, 생명을 연명하기 위해 바보노릇을 했다고 말해진다. 그래서 바보와 울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져 왔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부정적인 말들 밑에 숨어있는 긍정적인 가치를 꺼내어 보여주고 있다. 깊은 애정이 긍정의 근원인 것이다. 作家가 잔재주를 일체 배제하고 혼신이 담긴 한 개의 획을 그으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이 시대는 고구려다. 그러나 작가는 고구려라는 한 시대에 묶여있지 않다. 그것은 작가의 관심이 한 역사시대를 재현하는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로울 수 있다. 고구려 때에도 판소리가 있었는가? 온달이 죽은 것은 영양왕 때가 아닌가?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현정 '선인장' (1) | 2025.02.14 |
---|---|
오태영 '보행연습' (1) | 2025.02.13 |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JUMP' (1) | 2025.02.11 |
송성한 '사곡사곡' (1) | 2025.02.11 |
장소현 '양심' (1) | 2025.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