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 밀러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戰後 미국의 최대의 극작가의 한 사람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세일즈맨의 죽음’을 위시해서 '시련', '다리위에서 바라본 풍경' 등 그의 희곡들은 거의 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되었었는데 그만큼 밀러는 뛰어난 극작가가 별로 없던 전후 세계연극계를 지배했던 작가이다. 그는 한때 극작활동을 중단했다가 (이 기간 마릴린 몬로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몰락 이후》로 다시 컴백, 《비쉬에서 일어 난 일》, 《대가》 등을 발표한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입센주의 적인 사실주의형식을 바탕으로 미국적인 상황 속에서 평범한 소시민이 겪는 비극을 통렬하게 그려 갔으며 그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적 비극과 상반되는 서민의 비극을 창조했다.
그의 후반기 작품 중에서 가장 만족할 만하다는 평을 받는 《대가》는 역시 전형적인 입센주의 형식을 따르면서 《몰락이후》에서 다루었던 가족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다만 여기에서는 전기의 작품들에서 보인 사회적인 문제는 사라지고 후기 작품들에 일관되는 주제, 즉 인생에 있어서의 죄와 책임의 대가 라는 도덕적인 주제가 더욱 심화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솔로몬은 밀러의 인물 가운데 가장 잘 그려진 인물로 밀러가 희극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암기시켜 주었다..
줄거리
미루고 미루던 아버지의 집과 그 가구들을 처분하기 위해
빅터와 그의 부인 에스더가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빅터는 가구들을 처리할 때 받는 비용문제로 형인 월터와 상의하기 위해
몇 번이고 월터의 병원으로 연락을 해 보았지만 깜깜무소식이였다.
빅터와 월터 형제는 어렸을적 둘 다 장래가 유망한 학생들이었으나
아버지를 부양할 떄가 되자 월터는 떠나고, 빅터는 남아 아버지를 부양하게된다.
결국 월터는 성공하지만 빅터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경찰이 되면서
서로 연락을 끊기게 되었다. 결국 때가 되어 상의를 하지 못한 채 빅터는
가구을 처리하기 위해 업자를 불렀다.
업자인 솔로몬과 빅터는 이런저런 인생사와 얘기끝에 천백불에 가구를 팔기로 합의로 본다.
그 때 형인 월터가 예고없이 등장하였고, 형제는 재회한다.
재회의 감동도 잠시 가족은 가구의 금액에 대해 다시 상의한다.
그 속에서, 자신의 전화를 일주일동안 무시하던 형이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
행동하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었던 빅터는 결국 먼저 얘기를 꺼낸다.
월터는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얘기하며 빅터와의 화해를 원하지만 빅터는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러던 중 옛날 형에게 학비를 빌리러 갔을 때 형은 아버지에게 빌리라며 거절했다는
얘기가 나오게 되고, 파산 후 나약하고, 완전히 무너진 아버지인줄만 알았던 빅터는
실은 그의 학비를 대줄만큼의 여유가 있었고, 그저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끝내 두 형제는 화해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세일즈맨의 죽음과 시련 등 초기의 작품들이 너무나 잘 된 작품이라서 그는 그 벽을 넘기가 어려워서일까? 다소의 공백을 가졌던 그의 후기작품들 중 이 대가 (The Price)가 가장 눈에 띤다고 하겠다. 국내엔 박영희가 1970년대 번역하여 소개하였으나 대학극에서 몇번 공연되었고 그후론 공연이 뜸한것 같다. 작품은 등장인물 4명이 등장하는데 1, 2막의 분위기가 판이하다. 1막의 대가는 옛 가구들의 중고 값이란 의미이고 2막은 인생의 대가를 얘기하는데 그 얽힌 과거의 상황과 이면의 진실, 그리고 형제의 팽팽한 이해타산은 끝내 타협점 없이 끝난다. 역시 아더 밀러는 위대한 작가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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