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기하라 '삼차원 타자기'

clint 2021. 6. 16. 15:12

 

 

삼차원 타자기가 그대를 구원할 것이다.”

자판이 손끝을 빨아들이고 타자 소리가 영혼을 울린다는 전설의 타자기. 여기,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삼차원 타자기를 쫓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위대한 작품을 쓰고자 하는 작가, 컬렉션을 완성하려는 사업가, 시대의 물결에 밀려난 수리공, 박물관을 위해 기증품을 사냥하는 큐레이터.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역도 꿈나무까지. 과연 누가 삼차원 타자기의 주인이 될 것인가?

 

<삼차원 타자기>는 특별한 타자기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의 욕망과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시대에 밀려난 작은 물건에서 영감을 받아 여러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입담이 싱싱하다. ‘삼차원 타자기역시 작가가 만들어낸 가공의 타자기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저 허구의 이야기만 능란하게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갈피 사이에 현실의 부조리와 인간의 탐욕을 배치하고,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그럼에도 지켜야 할 가치를 반추하게 해준다. 잘 짜여진 이야기 속에 강요하지 않고 은근하게 우리들을 성찰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작가의 글

한정된 공간에 인물들을 밀어 넣고 엿보는 것은 내 창작 습관이다. 이번에는 하나의 보물을 두고 사람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그 테두리 안에서 보물(도구)의 상대적 의미, 희비극으로 종결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 등을 건드려 보고자 했다삼차원 타자기의 모델은 ‘IBM 셀렉트릭. 나는 그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로 그 타자기를 사용하여 완성되었다. 전설적인 타자기는 한 신문사 창고에 잠들어 있었고, 오직 창작활동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얻을 수 있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작가 기하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과를 수료했다. 단편소설 <구민을 위하여>로 제2회 한겨레21 손바닥 문학상 가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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