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희한한 구둣방집 마누라'

clint 2026. 3. 21. 21:16

 

 

18세기 스페인 시골의 한 구둣방 늙은 주인은 젊고 발랄한 여자와 사랑에 빠져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부인은 남편을 사랑하지만‚ 온화하지 못한 천성으로 
잔소리를 해대고 30년 나이 차에서 오는 성적인 부조화로 남편을 닦달한다. 
저도 모르게 그녀는 점점 잔소리가 심해지고 구둣방집주인은 구둣방에 작별을 
고하고 몰래 빠져 달아난다.
부인은 그녀의 처지를 한탄하고 남편이 없는 자리를 슬퍼하면서 
한편 먹고 살기 위해 구둣방을 선술집으로 바꾸어 운영한다. 
얼마 안 가서 선술집은 사람들로 가득 차고 마을엔 소문이 무성하다. 
이 마을의 시장은 쓸쓸하고 고독한 부인을 향해 격렬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지 않고 그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애정만은 더욱 깊어 간다.

 

 


한편‚ 남편은 퍼펫(꼭두각시 인형)을 부리며 이야기하는 이야기꾼으로 가장하여 
선술집으로 들어온다. 부인이 그를 그리워하여 온 만큼 그도 부인을 그리워해 
왔지만 부인을 테스트하기 위해 구둣방집주인은 모인 군중들에게 그의 경험을 
이야기로 빗대어 인형놀이를 한다. 이때 마을의 두 젊은이가 서로 칼로 찔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구둣방집주인과 그 부인만 남겨 두고 모두 사라진다. 
그는 서로의 대화를 통해 부인이 얼마나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하는지를 깨닫고 
급기야 그는 참지 못하고 가면을 벗는다. 남편임을 알게 된 부인은 남편에게 달려가 
기쁨과 원망이 섞인 채 키스하면서 막이 내린다.

 

 


2023년 봄 서울시 극단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사랑은 하기도 어렵지만 헤어져서는 
더욱 살 수 없다."는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시대를 막론하고 생길 수 있는 부부간의 
갈등과 화해‚ 이웃들과 생기는 오해와 사건‚ 젊은 남자들의 구애와 로맨스 등을 
그린 유쾌한 연극이며 희가극이다. 이 극은 액자극의 형식으로 극 도입부에 
프롤로그가 있는 것은 코메디 데 아르떼 형식을 빌었으며 극중간에는 인형극이 
도입되어 픽션(Fiction)을 픽션으로 보게 하는 기능을 두고 있다. 
주인공 구둣방집 마누라 역은 탈렌트 신애라가‚ 구둣방집 주인 역에는 영화배우 
김일우가 출연하였다.

 



로르카는 스페인의 국민과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극작가‚ 화가‚ 시인으로 불행한 사랑을 그린 <피의 결혼 Bodas de Sangre>(1933)‚ 석녀(石女)의 비극을 다룬 <예르마 Yerma>(1934)‚ 폭군적인 어머니 아래에서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강요 당하는 딸들의 비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La casa de Bernarda Alba>(1936) 등 3대 비극이 유명하다. 이는 모두가 숙명적인 본능의 힘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이 작품은 로르카가 비교적 초기에 쓴 희극(Farce)인데‚ 그렇지만 마치 동전의 앞면과 뒷면같이 로르카의 희극은 비극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플라멩고‚ 작열하는 태양‚ 억압 받는 집시와 여인의 한‚ 에로티즘‚ 죽음 등 대자연의 원시성을 간직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의 로르카식 사랑은 생동감과 동시에 어둡고 침울한 면을 지니고 있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사랑이다. 스페인의 역사적 배경으로 보면 그 당시 남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외에서 젊음의 시절을 보내고 돌아와 나이가 들어 젊은 여자와 결혼하는 예가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나이 든 주인과 젊은 마누라와의 갈등이 소재가 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작가이며 돈키호테의 저자인 세르반데스 역시 이런 소재로 작품을 쓴 것이 있다. 그러나 세르반데스식 결론이 불행한 최후인데 반해 로르카식 결론은 변함없는 사랑이다. <희한한 구둣방집 마누라>의 결론도 결국은 사랑의 재확인으로 마무리된다.  
액자극의 형식으로 극 도입부에 프롤로그가 있는 것은 코메디 데 아르떼 형식을 빌었으며 극중간에는 인형극이 도입되어 픽션(Fiction)을 픽션으로 보게 하는 기능을 두었다.1930년 12월 24일 마드리드 Teatro Espanol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 유명배우가 무대에 섰고‚ 의상은 피카소가 맡아서 할만큼 로르카 자신이 아꼈던 작품이다. 지금도 스페인에서는 이 작품이 올려지고 있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