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고리키 '밑바닥에서' 윤색 오세곤

clint 2026. 2. 22. 09:58

 

 

누더기와 악취가 가득한 지하실의 싸구려 여인숙에 
도둑, 알코올 중독으로 몰락한 배우, 매춘부, 
늙고 실직한 열쇠 장수와 폐병을 앓고 있는 그의 아내, 
노동자 등이 괴로움에 허덕이며 살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순례 노인 루카의 위로에 그들은 한때 희망을 품지만, 
현실을 변화시키진 못한다. 
루카의 영향으로 아바위 도박사 사틴의 인간찬가가 드높이 울려 퍼진다.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동굴 같은 값싼 지하 여인숙에서 제 나름의 과제를 짊어진 '옛날에는 사람이었던' 
어둡고 소외된 몰락한 인간들이 하루하루 생활의 중압감에 신음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실업자인 클료시와 다 죽어가는 그의 아내 안나, 만두 장수 크바시냐, 
몰락한 귀족인 남작, 창녀 출신의 나스차, 전기 기사였던 전과자 싸친, 알콜 중독자인 

배우, 가죽장사였던 브부노프와 도둑놈인 페페르, 돈 밖에 모르는 집주인 코스틸료프와 
그의 부인 바실리사와 그녀의 여동생 나타샤가 모두 이 더럽고 추잡한 곳을 벗어나길 
원하며 벌레처럼 하루하루를 지낸다. 
이들에게 순례하는 노인 루카가 나타난다. 그는 순례자답게 절망에 허덕이는 
밑바닥 인간들에게 아름다운 환상에 의한 정신적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루카를 따르고 이 곳을 벗어나고자 했던 안나가 죽는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죽음 자체도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고통이 끝나고 평화를 얻었다는 의미외엔, 
이 집 여주인 바실리사는 페펠을 좋아하나 페펠은 착한 그녀 동생인 나타샤를 사랑하여 
그녀에게 구혼한다. 이로 인한 바실리사와 코스틸료프의 나타샤에 대한 학대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는데, 코스틸료프가 죽고 페펠이 살인자로 구속되며, 

나타샤는 바실리사와 페펠의 공모로 오해한다. 

한바탕 큰 태풍이 휩쓸고 간 뒤, 페펠, 바실리사는 감옥으로,  나타샤는 병원으로, 
루카는 이곳을 떠나고 만다.  그래도 이 빈민굴의 생활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그들은 술을 마시며 루카에 대해 얘기 한다. 루카는 벌레처럼 살아가는 그들에게 인간은 

왜 사는가에 대한 의문을 주었고 그들도 모두 인간이었음을 상기한다. 그들은 또한 
진실을 알고자 했다. 이에 노름꾼 사틴은 약한 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루카 노인 같은 
거짓이 필요할지 모르나, 강한 자에게 있어서는 진실이야말로 인간의 신이라고 
부르짖는다. 그들은 술을 통해 하루하루를 마지못해 살아가는 그들의 생을 
잠시 잊고 웃고 즐기나 끝까지 이 밑바닥 인생을 벗어나고자 했던 배우의 자살로서 
이들의 고통과 갈등을 극렬하게 표현하며 막을 내린다.

 



1902년의 작품으로 1890년대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 제도의 모순, 
당시의 기근이나 경제 공황으로 사회의 비참한 밑바닥 생활로 전락한 
부랑자가 급증하였다. 고리키는 이러한 부랑자를 그 초기의 단편에서 
많이 묘사하였다. 작자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은 지난 날 인간이었던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12년에 가까운 관찰의 총계라고 한다. 
작자는 현실생활을 극히 생생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심각한 인간 철학을 전개하였다. 
사틴의 마지막 대사 통해 자신의 평등 철학을 부르짖는 것이 그것이다. 
1920년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초연 성공 이 후  그 극장의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으며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는 그의 대표작이다.

 



윤색의 글 - 오세곤
이 작품은 2011년 6월 순천향대 연극무용학과 4학년이 제19회 젊은연극제 참가작으로 처음 공연하였다. 그런 뒤 극단 노을이 공연 레퍼토리에 포함시키고자 대본을 수정· 보완하였으나 코로나 19와 그에 이은 극장 폐관으로 공연하지 못하였다. 윤색· 재구성과정에서 인물명은 러시아 식긴 이름 중성과 이름을 가리지 않고 임의로 간단하게 선택하였다. 원작의 주제와 내용을 존중하되, 우리 독자나 관객들에게 러시아의 풍속을 알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였는데, 실제로 대사에서 이 인물명을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 대본에서 사용한 인물명은 단지 구분을 위한 정도로 여기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