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인물은 40대 후반으로, 우리 사회의 기둥들이다.
이들은 과거 거리에서 최루탄가스를 뒤집어쓰고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며 돌아오지 않는 상사화를 꿈꾸었다.
그것은 젊은 시절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감이었고 삶에 대한 애정이었으며
대한민국의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그리고 두 번의 강산이 변하면서 그들은 지금 부동산중개업으로(인범),
대학 강사로(치수), 영화감독으로(소연), 고등학교 교사(현구)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현구는 고3학생을 가르치면서
자기 아들인 호영을 아내와 함께 캐나다로 유학을 보냈다.
집도 팔고, 허름한 전셋방으로 옮겨 뒷바라지를 하는데... 너무나 외롭다.
가끔 만나는 40대의 친구들... 하지만 이들의 꿈과 사랑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지라 너울성 파도와 호수 같은 잔잔한 물결이 교차하며
번뇌하고 열정을 품게 한다.
이들의 삶은 때로는 지치고 나태해지고 헛길로 새다가 삐걱거린다.
그러나 결국 가족을 위한, 친구를 위한, 또 누군가를 위한 숭고하고
경이로운 희생이기에 아름답다. 그래서 매직릴리이다.

<매직 릴리Magic Lily>는 부제가 기러기아빠이다.
양수근이 대본을 쓰고 조형섭 작곡한 뮤지컬이다.
전곡을 오페라 형식을 취한 창작 뮤지컬이다.
창단 20주년을 맞는 극단 모꼬지의 야심찬 기대 작으로 극단대표겸 연출가인
복진오가 오랜 준비와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또 하나의 뮤지컬 형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무대이다.

제목인 '매직 릴리'는 잎 따로 꽃 따로 피고 지는 "상사화" 를 일컫는 말이다.
내 한 몸처럼 사랑하지만 늘 만날 수 없는 슬프고, 시리고, 아쉽고
그러나 내 희생이 있어 누군가가 더 돋보이는 삶,
그 삶은 숭고하고 아름답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기러기 아빠의 애환을 담았지만 고3담임으로 나오는 주인공 현규의
고3학생들도 나와 한국 고딩들의 비애와 자기나름의 장래를 그린다.
어쩌면 동갑내기인 그의 아들 호영이 캐나다에서 적응을 못하는 것이
더 안타깝게 여겨진다. 게다가 그의 학창시절 절친인 대학 강사, 치수.
그는 정식 교수로 임용될 줄 았았는데 막판에 이사장의 입김으로
탈락하자 자살하여, 현규를 더욱 슬프게 한다.
무한한 자식사랑의 부모의 모습과 유학의 문젯점도 보여주며
민주화 투쟁을 했던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통해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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