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로버트 볼트 '사계절의 사나이'

clint 2025. 6. 12. 17:32

 

 

영국왕 헨리8세 치세하에 사법관으로 맡은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던 
토마스 모어는 전(前) 대법관인 울지 추기경이 대역죄인으로 몰려
 죽음을 당하자 그 후임으로 대법관의 직책을 맡는다.
토마스 모어가 대법관으로 재직시 헨리 8세는 정치적 야심과 결혼문제 
- 전처 카트리나와 이혼, 앤 볼린과의 결혼-를 합법화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대법관인 토마스 모어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지만 
깊은 신앙심과 개인의 절대양심을 내세워 국왕의 뜻에 반대한다. 
이에 대해 국왕은 그의 충실한 비서관 크롬웰을 시켜 토마스 모어를 
회유시키고 그의 정책을 지지토록 하지만 토마스 모어는 국왕에 대한 
충성과 종교적 양심의 갈림길에서 침묵을 고수한다.
크롬웰은 토마스 모어를 인격적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흉계를 꾸며 일차적으로 모어가 사법관 시절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씌워 회유하고, 위협하여 심적 갈등을 일으키게 만들지만 
모어의 집념과 의지는 현실적인 인간들에게 미움을 산다. 
오랫동안의 친구, 그가 가진 권력, 명예, 부, 애정은 그에게 결별을 
고하지만 신념에 찬 토마스 모어의 의지는 더욱 확실해진다. 
결국 그가 아끼던 리치의 결정적 위증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이 되어 토마스 모어는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이 작품은 토마스 모어의 일생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이 작품이 무대에 오르자 런던과 뉴욕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1962년 뉴욕 극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60년에 발표된 로버트 볼트의 성공작의 하나로서 야심많고 정욕적인 영국 국왕 헨리 8세와 그의 폭력에 저항하여 목숨을 바친 토마스 모어 경의 역사적 사건을 극화한 것으로 그 주제가 정치적 권력 대 인간의 도덕적 양심을 주제로 한다. 항상 역사속에 안주하는 무사안일한 인간들의 영원한 모순과 갈등을 그린 이 극은 역사적 사건의 폭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성을 뛰어넘는 동시성을 갖는 인간 문제에 대한 고 뇌가 그 주곡을 이룬다고 하겠다. 

 



이 극은 16세기 영국의 대정치가이며 종교인이었던 토마스 모어에 관한 극이다. 그는 <유토피아>의 저자였으며 동시에 순교자였다. 헨리 8세의 친구이자 그의 재상으로서 성공의 절정까지 올랐지만 결국은 헨리 8세의 손에 의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 극은 결코 사극만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들을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도 많다. 로버트 볼트가 이 극을 쓴 목적은 역사적인 배경과 인물들을 이용해 비교와 함축을 통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아이러니컬한 비판을 가해보자는데 있는 것이다. 모어는 이 극에서 인간 양심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작가는 그것을 이 극의 주제로 삼고 있다. 모어에게 있어 양심은 곧 신념이며 그것은 모어에게 영혼과 동일한 것으로 믿고 살아왔다. 따라서 모어에게는 그의 양심이 어떤 군주나 국가의 지배보다 우위에 있으며 그것들로 부터의 진정한 자유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봉건시대로부터 양심의 자유라는 현대적인 개념으로의 전환을 뜻하고 새로운 경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모어의 반대편에는 역설적인 의미의 사계절의 사나이 평민이 있다. 그는 자아를 갖지 않은 영혼이 비어있는 사람이다. 그의 생의 원리는 오로지 무상한 변화에 대응하고 편의주의일 뿐이다. 그는 무대에서 기회가 제공하는 모든 역할을 담당한다. 그중 가장 아이러니컬한 것은 모어의 하인으로 출발하여 모어의 목을 자르는 처형인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여러분,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그리 힘든 게 아닙니다. 그저 말썽만 일으키지 않으면 되거든요..." 생명을 부지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끝까지 버릴 수 없는 양심 때문에 결국, 교수형을 당해야 하는 모어와 얼마나 대조적인 발언인가! 오늘 우리의 행동과 모어의 역사적 행동과의 타당성을 연결짓는 것은 이 극을 감상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러면 죽인 자가 승리자인가? 죽은 자가 승리자인가? 사계절의 사나이들은 이름 없이 사라져 갔고, 한 계절을 산 토마스 모어는 영원히 사는 순교자가 되었다. 그만큼 보는 연극이라기보다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인 것이다.

 


로버트 볼트는 1924년 영국 만체스터 세일에서 출생, 교사직에 재직중 

1957년 “꽃피는 체리”가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교사직을 사임하고 희곡에 전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