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소리 되게 우는 다음날, 모함에 물려 참수된 허균. 죽음의 강을 건넌 지금은 저승 강가 주막에 있다. 술을 마신다. 보다 못한 주모는 허균을 맞이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허균 소설의 주인공인 ‘길동, 창생, 산인에게 달려와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고, 이들의 도움으로 사흘간의 이승 여정이 시작된다. 허균의 부친, 친형들, 누이 난설인 등이 모두 죽자 허균은 정신적 고아가 된다. 이 와중에 파직과 유배로 전전하다가 부안 청사암으로 내려가 소설 홍길동전을 집필한다. 부안 기생 매창은 허균을 찾아 음식물 제공하며 벗이 되어 준다. 허균이 쓰고 있는 홍길동전의 내용이 무대에서 재현되고, 매창은 허균의 문장이 조선을 향해 쏜 화살이라며 걱정한다. 허균은 한양 육조거리에서 자신의 책 ‘홍길동전’이 폭발적으로 팔려나가는 걸 목격한다. 또한 스승 손곡 선생의 아들이 서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균관 대제학이 되고 손곡은 허균으로 인해 세상이 편하게 바뀌었다는 말을 한다.
조정 대신들이 갑논을박하며 옥신각신하는 가운데 무대 중앙에서는 홍길동이 활빈당 활동을 보인다. 그러자 조정 대신들은 허균들 잡아들이게 하나, 허균은 사자후같은 연설로 관군을 치유시킨다. 조정은 허균을 이러저러한 구실을 내세워 파직시킨다. 허균은 추섬의 집에서 피로한 마음을 쉬고자 하지만 허균이 벼슬을 때리는 바람에 끼니를 굶게 생겼다며 추섬이 앙탈을 부린다. 결국은 추섬이 문초을 당해서 허균을 모략하는 말을 도설하게 되는데.....
"길동아, 이승에 나를 좀 데려다줘야겠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사흘간의 이승 여행.
이 작품은 불우한 천재작가이자 사회개혁가였던 고산 허균을 소재로 했다. 제 삶의 운명을 다하지 못하고 세상에 의해 생을 마친 인물들이 그렇듯, 허균 역시 세상과 불화하며 갈등을 잉태한 인물이다. 우리의 고유 상례문화인 삼일장에서 기본 발상을 얻어, 죽은 후 사흘간의 이승 여행을 그렸다. 극적인 삶을 살고 사회 개혁을 꿈꾼 작가 허균의 정신에 푯대를 세운 작품으로 감동어린 당대의 사건들을 연극에 마당극, 꼭두놀음으로 풀어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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