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영화에서 두 가지 질문을 할 거야.
‘가족의 문제를 청소년 혹은 성인이 된 자식이 언급한다면?’,
‘신고했다면?”
대학교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지훈. 지훈의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건 진로에 대한 고민도, 미래에 대한 설렘도 아닌 바로 ‘가족’이다. 그럼에도 속 시원히 털어놓을 곳이 없던 지훈에게 친구 준석은 함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보자고 제안한다. 망설이던 지훈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 보기로 마음먹고 둘은 단편영화 만들기에 돌입한다. 준석은 카메라 감독을 맡고, 지훈은 자신의 얘기가 아닌 척 거리를 두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담기 시작하는데.....
<평범한 가족>은 가족 간의 소통 불능과 폭력을 다룬 작품이다. 그런데 ‘평범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지만 노골적일 정도로 솔직하고 절박하게 그 위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부모 측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성이나 맥락을 구축하지 않고 현상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작품을 전개하는 방식이나 언어가 활달했고, 그 싱싱한 기운과 절망으로 질주하는 극적 상황의 대비가 묘한 여운을 주었다. 대화와 소통을 포기하고 달려온 불균형한 한국적 근대화를 반추하며, 혹여 이 절망을 무마시킬 지점이 존재할지 탐색해보고 싶다.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와 사투를 벌이는 작가의 이 불편한 싸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민규
한국영상대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현재 경기대학교 연기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배우로서 스스로 공연할 대본에 갈증을 느끼던 차에 직접 쓴 희곡 <보이지 않는 눈>으로 2018년 한국문학예술 희곡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출연작으로는, <인간대포쇼>가 있으며 <두 번째 목욕>, <일루전> 조연출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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