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장실 청소>는 재개발로 철거되는 극장건물의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용역업체 인부 2인과 여배우 1인이 벌이는 이야기다.
정면에 커다란 거울이 달린 분장대가 있고, 의자가 놓였다. 벽에 광고지가 여지저기 붙어있다. 객석 방향에서 검은색 작업복 차림의 남성 2인이 각기 나무망치와 못뽑이용 쇠 지렛대를 들고 등장한다. 한 사람은 얼굴이나 체격이 둥근 편이고, 또 한 사람은 길쭉한 편이다. 분장실을 둘러보던 둥근 체형 남성이 실내에서 소변을 보려하니, 길쭉한 체형의 남성이 말린다. 방뇨를 두고 2인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잠시 후 여인 한 명이 무대 안쪽에서 등장을 한다. 남성들은 여인을 보고 놀라, 곧 헐릴 건물에 왜 들어왔느냐며 여인에게 묻는다.
여인은 배우인 것으로 알려지고, 헐릴 극장건물과 분장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며, 연극이 무엇이냐고 묻는 두 남성의 질문에 대답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출연한 무대와 공연한 연극을 회상하며 애처로운 마음과 슬퍼하는 모습을 남성 2인에게 드러낸다. 처음에는 소귀에 경전을 읽어주거나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는 것 같던 여배우의 심정이 두 남성에게 차츰 전해지면서 극적 분위기가 상승되기 시작한다. 그때 건물주와 인척관계인 남성이 등장해 극장건물과 연관된 이야기가 포함된다. 대단원에서 여배우의 1인극이 펼쳐지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체호프의 갈매기 중의 나나의 독백이다)
소극장 대관료를 내지 못해 오프 대학로로 밀려나는 연극인들. 꿈만 가지고 살 수 없는 이 시대. 꿈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을 겪었던 모든 사람들이 진짜를 찾기를 바란다.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배우 겸 작가 그리고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에 선정되었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에 선정되고, 2014 희곡<게릴라 씨어터>로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당선되고,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다.
작품으로는 <우주인> <국가 보안법> <B성년> <레드 채플린> <30만원의 기적> <페스트> <분노의 포도> <게릴라 씨어터> <템페스트> <보도지침> <헨리 4세> 등을 각색 또는 집필, 그리고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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