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당선작

<돌고래가 나오는 꿈>은 배경 막 가까이에서부터 무대좌우와 양쪽 벽면에 이르기까지, 촘촘히 늘어뜨린 공연소개 인쇄물이, 노교수의 서재에 쌓여있는 책으로 설명이 되는 상황 속에서, 중풍과 치매 증세를 앓고 있는 노교수와 노교수의 아들은 이미 10년 전에 작고했고, 홀로된 며느리와 손녀, 그리고 죽은 아들의 친구와 정신병자 수용소 직원이 벌이는 내용으로, 중증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숨기려드는 노교수와 중증임을 인식시키려는 며느리와의 갈등, 그리고 어린 손녀의 <돌고래가 나오는 꿈>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노교수의 죽은 아들의 친구와 며느리가 벌이는 은근한 사랑이, 정신병자 수용소 직원의 방문과 노교수를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들어나고, 대단원에서 노교수가 정신병자 수용소 직원과 벌이는 기괴한 언어다툼과 그에 따른 결과로 정신병자로 간주되어 정신병자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는 기이한 내용이다.

2011년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희곡 심사평
총 36편의 희곡이 응모 되었는데, 일단 장막극 또는 영화 시나리오 양식의 작품들은 심사에서 제외 시켰다. 대체적으로 의욕이 넘치고 나름대로 기발한 착상을 하느라 애들을 썼는데, 문제는 연극 또는 문학(희곡)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미흡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를테면 작가는 일상인들의 상식이나 상상을 뛰어 넘어야 하고, 자기만의 독창적인 미적세계를 제시해야 할뿐만 아니라, 극작가라면 반드시 극적 구성의 기교를 터득한 다음에 작품을 써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부족해 보였던 것이다. 예를 들면 극적 구성에 의한 말하기가 곧 연극의 대사(臺詞)인데, 아직도 일상적인 대화와 대사를 구분하지도 못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는가 하면, 당위성이 부족해서 작위적인 사건의 전개로 일관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최종 심사과정에 오른 작품들은 <뿔 자르는 날>,<24시 황제 만화방>,<팬티하우스 블루스>,<돌고래가 나오는 꿈>, <어게인-어게인> 등 5편이었다. 이어 숙의(熟議) 과정 속에서 리얼리티가 좀 부족 하거나 치기(稚氣)가 엿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3편이 탈락 되고, 마지막으로 <돌고래가 나오는 꿈>과 <24시 황제만화방>이 남았는데, 2작품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 1편의 당선작을 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말하자면 <돌고래>의 경우에는 대사도 깔끔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시니컬한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 일종의 문학작품으로 연극적인 재미를 찾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느낌을 주었고, <황제만화방>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연극적인 계산 하에서 작품이 쓰였고, 작가가 끝까지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요지경의 세상을 전개했는데, 채택된 소재자체가 단막으로 처리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살인이 수반되는 너무나 큰 사건을 다루다 보니 인물묘사가 부족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두 사람의 심사위원은 <돌고래>와 <만화방>을 쓴 2명의 작가에게 기대를 걸어 보기로 하면서, 연극적인 재미는 연출자 및 배우들이 찾을 것으로 믿기로 하고 <돌고래가 나오는 꿈>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심사위원: 김영무, 오태영

이해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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